산업 창업

"벤처투자, 정부 발표보다 3조원 더 많아" VC 주도권 민간으로 넘어오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4 14:52

수정 2019.06.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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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기백 부장,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종술 상무, 여신금융협회 이태운 본부장, 금융감독원 이경식 국장,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정성봉 본부장, 산업은행 이응주 실장, 기업은행 황인근 팀장, 기술보증기금 황태식 센터장, 신용보증기금 김양래 센터장(왼쪽부터)이 4일 서울 서초동 VR빌딩에서 진행된 '민간 벤처투자협의회' 출범식 및 벤처투자 통합통계 브리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공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기백 부장,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종술 상무, 여신금융협회 이태운 본부장, 금융감독원 이경식 국장,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정성봉 본부장, 산업은행 이응주 실장, 기업은행 황인근 팀장, 기술보증기금 황태식 센터장, 신용보증기금 김양래 센터장(왼쪽부터)이 4일 서울 서초동 VR빌딩에서 진행된 '민간 벤처투자협의회' 출범식 및 벤처투자 통합통계 브리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공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중소벤처기업부 발표 수치 보다 3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벤처투자 기관들이 모여 통합 통계를 발표하면서 전체 벤처투자 규모가 집계됐기 때문이다. 통합 통계 발표는 민간 벤처투자기관들이 벤처투자 정책의 주도권을 중기부에서 민간으로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8개 금융기관은 4일 서울 서초동 VR빌딩에서 '민간 벤처투자협의회'를 구성해 투자실적 등을 반기별로 발표하고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처투자, GDP 0.36%…중국보다 높아"
민간 벤처투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 금액은 6조4942억원으로 조정됐다. 중기부에서 발표한 3조4249억원에 3조원 이상이추가된 것이다.

투자금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에 대해 협의회 측은 "신기술투자조합과 신기술투자회사의 투자금액 2조4932억원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농수산식품투자조합(1308억원), 정책 금융기관(2819억원), 창업벤처 사모펀드(1634억원)도 포함됐다.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액은 4조7259억원(72.7%), 해외기업 투자금액은 1조6049억원(24.7%)으로 조사됐다.

국제적으로 비교해 보면 국내 총생산(GDP) 대비 투자금액 비율은 0.19%에서 0.36%로 증가, 중국(0.26%)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GDP 대비 벤처투자 금액 비율은 0.64%, 이스라엘은 1.75% 수준이다.

지난해 신규 펀드결성은 8조289억원으로 중기부 발표(4조7618억원) 보다 3조2671억원이 늘어났다.

신기술투자금융회사와 신기술투자조합은 새로 추가된 벤처투자·펀드결성액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며, 여신금융업계가벤처투자의 큰 손으로 활동했음을 증명했다.

다만 신기술투자금융사·조합은 리스크가 적고 회수기간이 짧은 상장기업과 창업 후기기업(7년 이상)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 통계와 정책, 민간 중심으로"
이날 출범한 '민간 벤처투자협의회'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제안으로 여신금융협회, 금융감독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8개기관이 모이게 됐다. 협의회의 간사도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맡는다.

민간 벤처투자협의회는 정부 주도의 벤처투자 통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발족하게 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다양한 기구들이 나타났지만, 각 투자기구들의 소관 부처와 관련 법령이 달라 정보 취합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동안 벤처투자 통계는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해 왔다. 그러나 신기술투자조합과 창업벤처 사모펀드(PEF)는 금융위원회(여신전문금융업법·자본시장법)가, 농수산식품투자조합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농수산식품투자법)이 소관 부처(법령)였다.

협의회는 반기별로 개최해 벤처투자 통합통계가 취합이 완료되는 시점 3개월 이내에 모여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오는 7월 중기부에서 상반기에 대한 자체 통계를 발표하면, 협의회에서 9월경 상반기 전체 통계를 발표하게 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김종술 전략사업본부장은 "엔젤투자·증권사 벤처투자·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등 조금씩 누락된 통계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통계도 투자방식과 지역 등 더 세부적으로 구분해서 발표하는 등 추가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신금융협회 이태운 사업본부장은 "그동안 중기부 자체 통계를 바탕으로 벤처투자 정책을 수립했다.
앞으로는 협의회에서 발표하는 자료도 참고해서 벤처투자의 디테일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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