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3번 이동…2번 K쇼핑·4번 롯데홈쇼핑 '웃음'
종편 사이에 낀 SK스토아, 뜻밖의 '승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 KT(olleh tv)가 오는 12일부터 채널을 개편한다. 이에 따라 홈쇼핑 채널 번호가 바뀌면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인기 오락 채널 tvN이 3번으로 옮기며 인접 채널이 가장 큰 수혜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 적자를 내던 SK스토아와 신세계쇼핑은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KT와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VT) olleh tv에서 기존 30번이었던 롯데홈쇼핑은 4번으로, 4번이었던 SK스토아는 17번으로 바뀐다.
나머지 홈쇼핑 방송은 채널 변동이 없다. CJ오쇼핑은 6번, GS샵은 8번, 현대홈쇼핑은 10번, NS홈쇼핑은 12번, 홈앤쇼핑은 14번, 공영쇼핑은 22번을 유지한다.
프로그램 시작 전후 광고를 피하기 위해 채널을 돌리다가(재핑) 홈쇼핑 방송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6~12번과 같은 지상파 방송 채널과 근접한 '황금채널'에 입점하면 일반적으로 매출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좋은 채널에는 그만큼 비싼 송출수수료를 요구한다. 황금채널 입성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닌 셈이다. 덩치를 키우려는 홈쇼핑업체는 황금채널을 선호하지만 수익성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20번에서 2번으로 채널을 옮긴 K쇼핑과 30번에서 4번으로 옮긴 롯데홈쇼핑이 이번 채널 개편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드라마와 예능으로 인기있는 오락 채널 tvN이 인접한 3번으로 이동한다. 5번이 SBS여서 재핑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또 olleh tv의 경우 TV를 켰을 때 초기 채널이 0번으로 뜨기 때문에 낮은 채널부터 쭉 올라가며 채널을 둘러보는 시청자를 잡기 좋다.
K쇼핑 관계자는 "매출만 잡겠다고 하면 더 좋은 채널로 베팅할 수도 있었겠지만 올해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을 잡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적합한 채널 이동"이라고 말했다.
SK스토아와 신세계쇼핑은 채널을 뒤로 옮기며 매출보다는 수익성에 방점을 둔 모습을 보였다. SK스토아가 '승자'라는 평도 있다. SK스토아가 들어간 17번은 기존에 tvN이 사용하던 채널로 홈쇼핑 채널이 아니었다. 15번은 JTBC, 16번은 MBN, 18번은 채널A, 19번은 TV조선이다. 17번 역시 종편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이 거쳐갈 가능성이 높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승자는 SK스토아"라고 평가했다. 그는 "SK스토아는 매출이 크지 않으면서도 4번에 들어가기 위해 과도하게 베팅했던 상황"이라며 "이번에 채널을 뒤로 옮겨 적자의 주요 요인인 '과도한 송출 수수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종편 사이에 있는 괜찮은 채널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홈쇼핑 방송사는 매년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 IPTV 등 각 유선방송 사업자와 송출수수료 및 입점 채널을 협상한다. 유선방송 사업자별로 통상 1년에 한 번 채널을 정한다.
2·3위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7월 이후 채널을 개편할 것으로 홈쇼핑 업계는 관측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아직 홈쇼핑 및 T커머스사와 협상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총 1539만여명으로 집계됐다. KT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1.12%(가입자 686만명), SK브로드밴드는 14.32%(465만명), LG유플러스 11.93%(388만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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