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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릴 듯 말 듯 '개미 목소리'..소심한 성격 때문에?[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9:01

수정 2019.06.13 19:01

성격 탓 아닙니다… 발성훈련 통해 바꿀 수 있어요
호흡 약하면 발성에도 문제..억지로 큰 소리 내면 성대 근육 긴장시켜 음성질환 유발할 수도
잦은 음주·흡연 중년남성..갑자기 허스키해진 목소리
2주 넘게 지속되면 음성질환 의심..평소에 물 자주 마시면 좋아
들릴 듯 말 듯 '개미 목소리'..소심한 성격 때문에?[Weekend 헬스]

목소리는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말할 때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를 내고 기어들어가듯 말끝을 흐리는 '개미 목소리'를 낸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목소리는 사람의 인상과 호감도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13일 "대부분의 사람이 개미 목소리를 성격 탓이라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잘못된 발성습관일 가능성이 높다"며 "또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큰 소리를 내게 하면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연축성 발성장애와 같은 음성질환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개미 목소리, '호흡, 발성, 공명, 발음' 문제

목소리는 다른 소리와 마찬가지로 파동의 형태다.

폐에서 나온 공기가 후두 안에 있는 성대를 통과하면서 성대를 진동시키며 소리가 만들어진다. 성대의 진동이 성도라는 관을 통과하면서 변형돼 입술을 통해 외부로 나온다. 따라서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호흡이다. 이어 발성, 공명, 발음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정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작은 개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호흡이 매우 약하다. 호흡만 제대로 해도 성대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지만 호흡이 약하면 발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들숨과 날숨이 이루어질 때 만들어진 공기를 이용해 성대를 충분히 떨리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발성이 되지 않으면 다양한 소리와 톤을 만들 수도 없다.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공명도 마찬가지다. 성대 자체의 진동만으로도 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너무 작은 소리라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울림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공명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다. 이는 발음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면 점점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위축되고 소심한 성격으로 변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발성훈련하는 음성언어치료로 개선

개미 목소리를 극복하기 위해 억지로 큰 소리를 내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몸이 긴장하면서 말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가 오히려 성대근육을 긴장시킬 수 있다. 소리를 내는 통로를 좁게 만들어 성대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반복하면 성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또 다른 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개미 목소리는 잘못된 발성습관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발성훈련을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발성기관 검사를 받아 문제점을 파악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정상적인 발성구조를 만들기 위한 자세교정부터 호흡훈련, 발성훈련 등 음성언어치료를 6개월 이상 꾸준히 받는 것이다.

■허스키한 목소리도 음성질환

또 중년 남성의 경우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변했다면 음성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음성질환은 초기에는 음성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치료할 수 있지만 방치하고 증상이 심해진 이후에는 치료기간도 길어지고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쉰 목소리가 난다면 방치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안 원장은 "신체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성대의 근육도 나이가 들수록 탄성이 약해지고 위축되며 근육량 역시 점차 줄어들게 된다"며 "중년층 남성의 경우 음주, 흡연, 과로 등 성대 건강에 해로운 환경에 비교적 많이 노출되는 편이므로 목소리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대의 근육이 변화하면 성대 접촉에 문제가 생겨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작아지는 변화가 생긴다. 또 성대에 윤활유도 점차 적게 분비되면서 성대점막이 건조해지고 목소리도 허스키하게 변한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갑작스럽게 생기지는 않으며 서서히 찾아오는 편이다.

따라서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음성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억지로 헛기침을 해 목을 가다듬으면 성대점막의 정상적인 진동에 악영향을 미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성대점막이 늘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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