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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피족 부부의 일방통행 논쟁, 그 끝은.. 국립극단 연극 '콘센트-동의'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7 16:58

수정 2019.06.17 18:26

'청소년관람불가' 연극이다.

영국의 여피족 부부의 식탁에서는 섹스, 강간, 살인 그리고 욕이 난무한 대화가 마구 오간다. 막 아이를 출산한 키티와 에드워드 부부는 친구 부부인 레이첼과 제이크를 초대해 집들이 겸 출산 파티를 연다. 이들은 부부가 모두 있는 자리에서 섹스 이야기를 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변호사인 그들은 고객들의 범죄 행위를 자신이 저지른 것 마냥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한다. 위악적인 표현, 성적인 말들, 혐오스럽고 폭력적인 말투가 난무한다.
관객에게 일부러 불쾌감을 유발시키려는 극작가의 전략은 적중한다.

2017년 영국 국립극장을 뒤흔든 니나 레인(소설 '닥터 지바고' 작가의 조카 손녀)의 신작을 국립극단이 초연한다. 등장인물은 젊고, 전문직에 종사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부부들이다. 여피족 부부의 난장판 같은 일상과 여러 사건에 대한 계속된 의견 대립이 주된 내용이다. 예고 없이 등장한 비호감 캐릭터들의 저속한 말잔치는 불편함을 유발해 초반 몰입이 쉽지 않다.
게다가 전반부 러닝타임은 무려 110분에 달한다. 이 연극 특유의 언어에 익숙해진 후반부(60분)로 접어들면, 이들의 난장판에 웃음도 터진다.


'콘센트-동의'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하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공감'과 '동의'에 대한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연출 강량원, 7월 7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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