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철도왕'으로 불렸던 코르넬리우스 밴더빌트. 네덜란드계 이민자 후예인 그는 '시간'을 팔아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다.
그러나 밴더빌트 가문의 번창은 거기까지였다. 코르넬리우스 사후 50년이 지난 지금 가문의 재산은 거의 바닥났다고 한다. 맨해튼에만 10채의 궁궐 같은 집을 짓는 등 후손들이 물려받은 재산을 물 쓰듯 쓰면서다. 1990년대 후반 미국 연수 중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의 밴더빌트가 여름별장인 마블하우스에 들른 적이 있다. 베르사유궁전을 빼닮은 이 건물은 주정부가 관광상품으로 운용 중이다.
부잣집이 3대 가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밴더빌트가의 부침을 보면 미국 사회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땀 흘려 일구는 창업보다 상속받은 부를 수성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잡음과 누수가 생기기 쉬운 탓일 게다. 밴더빌트가의 5세대 글로리아도 유산 상속 때 골육상쟁을 겪었다. 아들 쿠퍼가 "인간의 진취성을 망친다"며 유산상속 거부를 선언한 배경이다. 그런 그가 인기 방송 토크쇼로 명성과 부를 쌓고 있다. 그가 캘빈클라인 청바지를 디자인한 어머니의 도전정신은 확실히 물려받은 것 같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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