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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의 ‘똑똑한 피서法’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4:23

수정 2019.06.20 14:23

법무법인 바른 백광현 변호사, '아는 만큼 보이는 법(法)' 세미나 강연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후보 49명 대상 진행 
엔터테이먼트 및 실생활 관련 법률상식 다뤄 
법무법인 바른은 19일 경기도 김포시 한 호텔에서 법률세미나 ‘아는 만큼 보이는 법(法)’을 개최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19일 경기도 김포시 한 호텔에서 법률세미나 ‘아는 만큼 보이는 법(法)’을 개최했다.
“제 이름과 사진을 도용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만들고 과거 사진을 함부로 올리는데, 범인을 잡지 못한대요.” “개인적인 동영상을 동의 없이 유튜브에 올리는 유튜버는 처벌이 가능할까요?”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후보 49명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경기 김포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법률세미나 ‘아는 만큼 보이는 법(法)’에서 일상생활 속 각종 법률 관련 질문이 줄을 이었다. 강연자로 나선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사진 가운데)는 올해로 3년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스코리아의 ‘똑똑한 피서法’
■'연예인' 실제 분쟁 사례로 흥미 높혀
백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을 꿈꾸는 참가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진 무단 사용 △광고계약 위반 △명예훼손 고소 △형사사건 대처방안 △스토킹 대처방안 △연예기획사의 불공정 약관시정 △공정거래 분야 맛보기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연예인들의 실제 분쟁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풀어냈다.

스토킹 관련 사건이 소개되자 한 참여자는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손을 들어 “몰래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물건을 계속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어 무섭다”며 법적 해결방법을 물었다.


백 변호사는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는 처벌 수위가 높지 않아 초범이라면 벌금형에 그칠 수 있지만, 상습반복이면 실형까지 나올 수 있다”며 “상대방이 실제로 처벌 받지 않더라도 형사고소는 스토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경각심을 줄 수 있어 피해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토킹과 함께 일어나는 협박·주거침입·강요 등 행위도 고소한다면 추가 피해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연예인 이름이나 사진이 도용됐을 경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백 변호사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 자신의 사진이 도용된 것을 인지했을 경우 침해사실을 특정하기 위해 침해 장소인 URL, 침해내용, 침해일시 등 세 가지 증거를 즉시 확보해야 한다”며 “단 한 장의 사진이 사용되더라도 명예가 훼손되고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스코리아의 ‘똑똑한 피서法’
■"멀게만 느껴졌던 법, 가깝게 느껴져"
참가자들은 궁금한 내용이 나오면 즉석 질문을 하거나 필요한 자료화면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강의에 열의를 보였다. 오전에 수업이 진행된 탓에 졸린 기색이 역력했으나 막상 수업이 시작되자 PPT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참가번호 9번 신혜지씨(24)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서 계약서 작성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에 좋은 팁을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45번 후보 이다현씨(22)는 “지역대회에서 당선된 후 광고계약서를 쓴 일이 있었고, 제 사진과 동영상이 허락 없이 도용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당시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당황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앞으로도 법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3번 후보 손진경씨(25)는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를 꿈꾸고 있어서 평소 지식재산법을 외울 만큼 법에 관심이 많아 강의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며 “생산물에 대한 저작권만 있는 줄 알았는데, 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인에 대한 권리도 법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강의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법과 변호사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이 허물어졌다고 평가했다.


1번 후보 박유림씨(20)는 “그 동안 변호사를 만나거나 법을 접해본 적도 없어 막연히 딱딱한 분야라는 인식만 있었다”며 “강연을 듣고 법이 우리사회의 질서를 위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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