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성추행혐의' 前기자 측 변호인, 재판서 주장
"조사때마다 진술 바뀌어…본인목적 위해 고인 이용"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김규빈 기자 =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신문기자의 재판에서 변호인이 증인인 배우 윤지오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조선일보 전직 기자 조모씨의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모씨의 재판에서 "윤씨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지난 3월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추행 정황과 당시 상황 묘사를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윤씨는 2009년 3월15일 1차 경찰조사에서 강제추행 주체를 50대 신문사 사장이라고 했는데, 그는 당시 현장에 없는 것이 확인됐다"며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초면인 조씨를 끼워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50대 초반 일본어를 잘하는, 키가 작은 신문사 사장이라고 진술했다. 그런데 조씨는 당시 30대 금융사 상무였고, 키도 178cm에 일본어도 하지 않고 명함도 주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걸 착각할 수 있나. 거짓말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위진술을 한 이유는 장씨의 연예기획사 대표 김모씨와 법률분쟁을 준비하던 유장호와 동조해 김씨와 김씨 인맥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윤씨가 장자연 사건을 이용하려는 정황으로 최근 공개된 김수민 작가와 윤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제시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윤씨가 김 작가에게 '이슈를 이용해 영리하게 그동안 못해본 것들을 해보려고 그래서 출판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변호인은 "장자연씨가 사망한 이후 고인의 명예 훼손을 우려하는 유족들의 반대에도 윤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자연 문건' 공개를 시도해 고인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며 "조씨가 강제추행하는 모습을 목격한 바가 없음에도 목격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2008년 8월5일 서울 강남구의 한 가라오케에서 장씨 소속 연예기획사 대표의 생일축하 자리에 참석해 장씨가 춤추는 것을 보고 갑자기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무릎에 앉힌 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술자리에서 조씨 등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은 조씨를 장씨에 대한 강제추행·접대강요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술자리에 장씨와 함께 참석한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술자리에서 했던 말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조씨의 성추행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씨는 2009년 8월 성남지청에서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됐다.
이에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일관성이 있는 핵심목격자 진술을 배척한 채 신빙성이 부족한 술자리 동석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했다"며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고, 검찰은 수사 끝에 조씨를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첫 공판에서 조씨 측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당시 장씨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을 췄는데 상식적으로 어떻게 강제추행이 이뤄졌겠냐"며 "공개된 장소였고 조씨 입장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이 참석해 그런 범행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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