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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도 똑같은 담배?" 해외에서 인정한 장점

뉴스1

입력 2019.06.21 09:00

수정 2019.06.21 13:37

[금연 다시보기]②"전자담배도 똑같은 담배?"…해외선 유해물질 감소 인정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 포집 및 추출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18.6.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 포집 및 추출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18.6.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필립모리스 관계자가 사이언스머신을 이용해 연소시킨 아이코스(오른쪽)와 일반담배의 필터패드를 들어보이고 있다.2018.8.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필립모리스 관계자가 사이언스머신을 이용해 연소시킨 아이코스(오른쪽)와 일반담배의 필터패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8.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韓 "전자담배,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없어" vs 해외 "유해물질 저감"
담배회사도 전자담배 투자 확대…"덜 해로운 담배 갈아타기 권유"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담배는 담배다."

정부와 금연단체가 전자담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불을 붙이는 전통적인 담배 대신 전자담배 등으로 '갈아타기'를 권유하고 있다.

연구 결과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담뱃잎을 태우면서 나오는 유해성분이 전자담배와 같은 비연소 담배는 90% 이상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담배는 다 똑같아 vs 유해성 적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금연정책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도 국민 건강을 해치는 유해성분이 포함돼 있어 일반 궐련 담배와 동일한 선상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6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결과'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또 "연구 결과와 WHO 등 해외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외 연구 결과는 정반대다. 독일연방위해평가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 물질을 연구한 결과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공중보건국도 "전자담배는 흡연보다 약 95% 덜 유해하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은 "일반 담배 대비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이 5분의 1, 일산화탄소는 100분의 1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과학연구소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은 비교 담배 제품보다 90% 이상 적게 나타났다"고 입장을 내놨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필리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제품에 대한 미국 내 판매를 승인했다. 아이코스가 일반 가연성 담배에 비해 독성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공중 보건 보호 차원에서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연 운동가인 클라이브 베이츠(Clive Bates) 카운터팩츄얼 박사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연소와 비연소"라며 "연소는 독성물질이 나오는 반면 비연소는 성분이 단순하고, 획기적인 독성 저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기 임상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섣불리 평가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담배 전문가인 사울 쉬프먼(Saul Shiffman) 피츠버그대학 교수는 "신약도 2~3년의 임상 과정을 거치고, 물질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면 판매 허가가 난다"며 "액상형 전자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는 모두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 '답답한' 담배회사 '전자담배 유해성' 직접 분석 나서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담배회사들이 직접 유해성 저감 효과를 증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담배 회사들은 일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사회적 이익 측면을 고려할 때 전자 담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했을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장기 임상시험에 착수하고, 담배 혁신(Transforming Tobacco) 프로젝트에 나섰다.

유해물질이 많은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나 구강담배(스누스) 같은 대체재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8%인 대체 담배 비중을 2025년까지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5년 동안 투자액만 1000만달러가 넘는다. 데이비드 오라일리(David O’Reilly) BAT그룹 과학리서치 총괄임원 박사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투자"라며 "일반 담배의 대체재를 통해 흡연을 줄이고, 피해를 막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필립모리스 역시 흡연의 주된 문제를 담배가 아닌 담배를 태우는 것에서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흡연과 관련된 질병의 주요 원인인 유해한 화학 물질이 들어간 연기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일반 담배를 없애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온 430여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유해성이 적은 대안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KT&G도 전자담배를 출시하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담배를 지켜야 할 담배회사들보다 정부가 더 느린 것 같다"며 "대체재로 흡연자들이 좀 더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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