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 발표
제어봉제어능 시험중 조작실수, 계산오류로 제어봉 무리하게 빼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지난 5월10일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 1호기'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열출력 급증 사고는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결과,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데다 운영기술지침서를 위반했고 원자로를 즉지 정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정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군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지난 5월20일부터 진행해온 '한빛 1호기 사건 특별조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지난 5월10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한빛원전 1호기가 기동중에 보조급수펌프가 작동한 사건을 보고받았다. 당시 원안위는 한수원이 수동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해 직접 수동정지를 지시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상황이 확인되면서 지난 5월20일부터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하는 특별조사가 실시됐다.
이번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빛 1호기는 5월9일 임계(원자로내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정비율에 도달하는 것)에 도달한후 제어봉제어능 시험을 실시했다. 이 과정서 한수원은 지난 14년간 수행해 온 '동적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이 실패하자 '붕소희석법 및 제어봉 교환법'으로 바꿔 시험을 진행했다.
다음날 시험 중 2개 그룹으로 구성된 기준제어군 B에서 그룹간 2단(스텝) 위치편차가 발생했다. 이는 제어봉 조작자의 조작 미숙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군 B를 1회만 조작한 결과인데 정비부서 직원이 합류해 이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재수행하기 위해 제어봉을 0단에서 66단으로 인출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1개 제어봉이 12단 편차를 가지고 인출됐고, 당시 근무자들은 이를 해결하려고 100단까지 한 번에 인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열출력이 18%까지 급상승하고 증기발생기 수위가 높아지면서 보조급수펌프가 작동했다.
이때라도 한수원은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라 원자로 수동정지 조치를 했어야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특별조사단은 Δ사건 당시 제어봉의 과도한 인출 경위 Δ열출력 급증에 따른 핵연료 건전성 Δ제어봉 구동설비의 안전성 Δ원안법 위반 등 미비사항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제어봉이 과도하게 인출된 것은 원자로 차장이 반응도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반응도란 원자로 임계에서 벗어난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원자로 차장은 반응도 마이너스로 계산했으나 사건조사에서는 플러스였다.
원자로가 임계 보다 낮은 것으로 생각해 제어봉을 빼서 원자로내에서 출력을 높이기 위한 핵분열을 촉진시키려했다고 볼수 있다. 반응도를 계산한 원자로 차장의 경우 해당 경험이 처음이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교육훈련도 받지 않았다. 다행히 핵연료 손상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무자들이 명백하게 원안위법을 위반한 사항도 밝혀졌다.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에 무자격자가 원자로조종감독면허자의 지시‧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을 확인됐다.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르면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에 원자로 열출력이 5%를 초과하게 되면 즉시 수동정지를 해야 하나 당시 근무자들은 원자로 열출력이 5%를 초과한 상황에도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았다.
한수원이 자체 절차서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으나 근무자 교대시마다 수행해야 하는 중요작업전회의는 최초 투입된 근무조만 실시했다. 또 제어봉 위치편차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작업오더 발행이나 작업계획서를 신규작성한 후 작업전회의를 개최했어야 하나 이 역시 준수하지 않았다.
원안위 관계자는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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