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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 역사상 첫 총파업 투표 'D-데이'…전운 감도는 우본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우정노동조합 쟁의조정 신청·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우정노동조합 쟁의조정 신청·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우정노조 "올해만 집배원 9명 사망…아무도 책임안져"
우본 "인력확충보다 지역·개인별 업무편차 줄이는게 우선"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이 오는 7월9일 우정사업 역사상 첫 총파업 실시 여부를 두고 24일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투표는 각 지부별 투표소에서 이날 오전 7시부터 오늘 밤 8시까지 총 13시간동안 진행된다. 투표 대상은 우정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등 전 조합원이다.

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수를 넘으면 총파업이 결정된다. 우정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1958년 노조 출범 이후 6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우정노조는 오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정노조는 공무원 2만여명과 비공무원 7000여 명이 가입한 우정사업본부(우본) 내 최대 규모 노동조합이다. 교섭대표노조 권한을 갖고 있고 국가 공무원법에 따라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유일한 공무원 노조다.

우정노조는 현재 우본에 Δ집배원 인력증원 Δ완전한 주5일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필수유지업무 유지·운영수준 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 1차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우본이 예산 등을 문제로 우정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아 결렬되는 등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우정노조는 "쟁의조정 15일 기간 내에 조합 요구안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30일 파업 출정식을 하고 오는 7월9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지난 19일) 유명을 달리한 당진우체국 고(故) 강 집배원의 사망원인이 부검결과 뇌출혈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우본은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충남 공주에서 30대 집배원이 돌연사했다. 또 지난 19일에도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40대 집배원 강모씨(49)가 숨진 채 발견돼 우본과 우정노조가 공동으로 사망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우본은 이런 우정노조의 요구에 대해 "집배업무의 과중도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며 "지역별·개인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집배원노동 개선기획추진단'의 권고대로 인력이 남는 162국 우체국의 590명을 인력이 부족한 우체국 62국으로 재배치하려고 했으나 노조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본이 경영합리화를 위해 2016년 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 224개 우체국 가운데 162곳은 인력이 남아돌았다. 남아도는 인력은 590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2개 우체국은 인력이 598명이나 부족해 인력배치 불균형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따라 우본이 집배원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집배인력을 1700명 증원해도 택배물량이 급증하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업무 과부하 문제가 계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만 1112명 늘었다. 전년 대비 5.8% 증가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