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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선' 묵인 정황 또 드러나.. 軍, '분석 중'에 이은 만능대답 '조사 중'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4 16:56

수정 2019.06.24 17:18

軍수뇌부, 사건 당일 오전 지하벙커서 대책회의.. 이미 엄중한 상황 파악
브리핑서 "조사 끝나면 말씀 드리겠다"는 답변만 '13번'
국방부 기자단 "靑행정관 브리핑 몰래 참관, 靑 해명해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목선의 동해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숙이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목선의 동해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숙이고 있다.
북한 민간인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 관련, 해상·해안 경계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군의 해명과 달리 사건 당일부터 군은 자체적으로 이번 사안을 안이한 안보 대응 등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던 것으로 24일 드러났다. 이처럼 이번 사태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란이 연일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현재 군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된 질문에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리겠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구체적 설명을 피한 채 두 달 째 '분석중'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로 여론의 비난은 물론 거센 책임론도 피하기 어렵게 되고 있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정박한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합참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지하벙커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상황을 다 봐야 하는 부분이니까 인식이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군 당국은 이미 처음부터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입장을 발표하면서 "군의 경계작전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

아울러 삼척 주민의 증언과 추가 자료가 속속 공개되면서, 청와대와 군이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사전조율을 거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관련 질문에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

최 대변인은 또 "(사건 발생 이후) 17일과 18일, 19일 군 당국의 태도가 왜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현재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관련 부대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해상·해안 경계작전 실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시점에 발표드리겠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이어 "정경두 장관이 정보를 판단하는 입장에 변화가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도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정밀 정찰 및 주간 근무 투입 준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군의 무장병력 출동이 왜 해경보다 1시간이나 지연됐는지 등 질문에 대해서도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국방부 기자단은 지난 17일과 19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비공개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몰래 참석한 것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단은 성명을 통해 "이같은 행위는 부처의 브리핑 독립성을 침해하고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청와대가 해당 행정관이 어떤 목적으로 기자실에 들어와 백브리핑을 몰래 지켜봤는지에 대해 설명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묵인한 국방부에도 강한 유감을 표하며 "향후 국방부는 백브리핑 장소에 국방부 기자단과 관련 있는 공보 담당자 외의 인원이 기자실에 들어와 참관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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