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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맞는 구광모號… 하반기 LG 사업재편 속도 높인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4 17:27

수정 2019.06.24 18:24

취임 일년새 사업 개편만 10여건
사업보고회서 ‘강드라이브’ 예고
휴대폰 추가 사업재편 가능성도
2년차 맞는 구광모號… 하반기 LG 사업재편 속도 높인다
"올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간단히) 정리하면 '사업구조 효율화'와 '고객가치 제고'다. 특히, 사업재편 기조는 하반기에 더 강해질 것 같다."

LG 계열사 고위 임원은 이달 초 끝난 LG그룹의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참관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사업보고회는 구광모 회장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사업현황과 하반기 전략을 순차적으로 듣는 자리다. 이 가운데 지난해 '40세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 2년차에 접어드는 올 하반기에도 사업구조 재편의 고삐를 한층 더 죌 전망이다.

■일년 새 10여건의 사업 개편

24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29일 구광모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지만 별다른 일정없이 보내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일년을 맞지만 특별 메시지나 내부 행사 등은 계획된 게 없다"고 전했다.

반면, LG는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일년간 '뉴LG'로 거듭나기 위해 숨가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지난 일년간 LG의 사업재편 방향은 비주력 사업 정리와 내부거래 이슈 해소로 압축된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진행된 사업재편 사례만 10여건에 이른다.

특히, 비주력 사업 정리는 올 들어 본격화됐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시스템즈 청산, 수처리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4월부터는 국내 유일의 휴대폰생산기지인 평택공장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등으로 이전을 추진중이다. LG화학은 한때 매출 효자였던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중이다. 적자에 빠진 LG디스플레이는 LG화학으로부터 인수했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전자결제(PG) 사업 매각을 공식화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 차원의 사업재편도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구광모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19.9%를 전량 매각했다. 지주사인 ㈜LG는 지난 2월 서브원의 소모성자재사업(MRO)를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한데 이어 현재 LG CNS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 서브원과 LG CNS 지분 매각은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할 경우 해당 자회사도 내부거래 규제 대상으로 삼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염두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올 하반기도 사업효율화 박차

LG 안팎에선 구 회장 취임 2년차인 올 하반기에도 사업재편 작업이 강도높게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 년째 적자경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LG전자 휴대폰사업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적자 지속으로 인력재배치와 사업장 해외 이전 등을 단행했지만 추가 사업재편 가능성이 높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권봉석 사장이 겸임 총괄하는 HE사업본부(TV)와 MC사업본부(휴대폰) 통합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에 추월당한 LCD 사업도 국내외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OLED 중심 사업구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용 무선충전과 HDI(고밀도다층기판) 사업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업효율화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일년간의 구광모 체제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조용하지만 독해진 LG'라고 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LG의 미래 먹거리인 로봇, 전장,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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