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OS 9.0 버전부터 녹음 기능 없어져...당초 목표 달성 어려워져
기업銀 "문제 있지만 취약계층 위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IBK기업은행이 야심차게 기획한 보이스피싱 예방 앱 '피싱스톱'이 전 국민 확대서비스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구글의 통화 녹음 불가 정책에 따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9.0(파이) 버전부터 통화 녹음 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안드로이드 OS 9.0 버전이 탑재된 스마트폰에서는 앱을 사용할 수 없어 전 국민 대상으로 확장하겠다던 목표는 물건너갔다.
앱 개발에 참여한 기업은행 관계자는 25일 "앱을 거의 완성한 단계에서 구글의 바뀐 정책을 늦게 인지했다"며 "안드로이드 8.0 이하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발을 시작해 당시에는 관련 문제를 팔로우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피싱스톱은 IBK기업은행·금융감독원·한국정보화진흥원 세 기관이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예방 앱이다.
그러나 구글이 지난해 8월 도입한 안드로이드 9.0 버전부터 통화 녹음 기능이 없어져 녹음을 바탕으로 사기 탐지를 하는 이 앱은 일부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게 돼 도입 취지가 퇴색됐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부터 기업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피싱스톱 앱 다운로드 시도 고객 중 약 30%는 스마트폰에 9.0 버전이 탑재돼 이 앱을 사용할 수 없었다.
기업은행은 피싱스톱이 보이스피싱 예방이라는 공공 성격을 지닌 만큼 최대한 대책을 강구해본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앱 시범 운영 중 실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224명 중 208명(93%)이 '피싱스톱이 보이스피싱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출시 약 3개월만에 피싱스톱 총 다운로드는 약 2만회를 기록했으며 앱을 통해 보이스피싱 주의 알람 51건, 경고 31건, 대출사기 주의 83건 등 총 165건의 사기 의심 경고가 나갔다. 금융감독원의 '2018 보이스피싱 피해액'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액은 910만원이다. 이 금액에 165건을 대입하면 최대 15억원대의 사기 방지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행은 우선 LG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후후' 앱과의 연계를 위해 협의 중이다. 피싱스톱 기능을 후후에 그대로 옮겨 쓰는 방식으로, 운영체제 버전과 상관없이 구동할 수 있는 방안이다. 더불어 삼성에도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기업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기업은행은 늦어도 8월 전까지 OS 9.0 미만 버전 스마트폰 소지 국민은 이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앱 개발 취지가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고자 했던 것인 만큼 녹음 불가 문제가 있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취약계층이 대체로 최신 스마트폰으로 빨리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어 사용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문제가 빠른 시간내 해결되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우선 서비스를 확대한 뒤 녹음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권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부국장은 "(녹음 불가 문제로) 국민 전체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게 됐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업은행과 함께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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