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라지오, 히스패닉 공항노동자들 겨냥
공산치하 쿠바 탈출 이민들은 반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공산치하에서 탈출해 온 이민들이 많은 이 곳은 쿠바출신 이민들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어서, 단순히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더블라지오시장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날 앞서 벌어진 플로리다주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TV토론에서 후보들은 유난히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의식해서 스페인어를 많이 썼으며, 토론 직후 더블라지오 시장은 마이애미 국제공항으로 가서 히스패닉계가 많은 공항 하역 노동자들을 상대로 유세를 했다. 마침 이들은 노동조건 개선을 내걸고 파업중이었다.
더블라지오는 자신이 노동자들과 "한 걸음 한걸음을 함께 가겠다"면서 문제의 스페인어 구호 "승리의 그날까지, 영원히! "( Hasta la Victoria, siempre! )를 와쳤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주의회의 마이애미출신 애네트 타데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다 " 극도로 역겨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떻게 자유세계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살인을 일삼던 게릴라들의 구호를, 그것도 마이애미 같은 곳에서 외칠 수가 있느냐면서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마이애미야 말로 카스트로 정권 치하의 쿠바에서 탈출한 피해자들로 가득찬 지역이라는 것이다.
플로리다주 출신의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도 "민주당원들이 사회주의를 품에 안고 대통령 경선에 나서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마이애미에서 체 게바라 구호를 외쳤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더블라지시장과 동행하고 있는 보좌관들이나 측근은 이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나는 어떤 개인 정치인이 체 게바라의 구호를 인용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스페인어 구절을 인용할 때엔 그 의미를 잘 알고 해야하는데 더블라지오 시장이 어디서 그것을 구했는지 궁금하다. 혹시 잘못 알고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마이애미 공항노동자 파업은 위험한 작업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으로 지난 4월 CBS가 처음 보도했다. 이들의 고용사인 율런 아메리카는 델타항공과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용역회사로, 불결하고 위험한 작업환경은 없다고 부인하며 파업에 맞서왔다.
더블라지오는 이 날 공항노동자들에게 "틀림없이 (회사가) 돈이 없어서 노동자들에게 줄 돈이 모자란다는 말이 나오겠지만, 이 세상에는 엄청난 돈이 있다. 다만 잘못된 사람들 손에 들어가 있을 뿐이다. 그 돈은 여러분의 손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이 자리에서 혁명구호를 외친 것은 좀 지나쳤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파업노동자들이 속한 항공사들은 이번 공항노동자 파업이 국내 여러 도시에서 일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항공 운항에 차질을 빚을 정도 규모는 아니라고 밝혔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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