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독립운동가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3 15:38

수정 2019.07.03 18:47

21일까지 익선동에 문 연 '독닙료리집'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사회공헌활동
신한금융그룹과 제일기획 공동 프로젝트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해결하기 어려웠던 물음을 현대적 메뉴로 풀어낸 음식점이 서울 익선동에 문을 열었다. 오는 2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독닙료리집’은 김구 선생부터 안중근, 김용환, 이동녕 선생이 생전 즐긴 음식을 재해석해 내놓은 팝업레스토랑이다.

최근 찾은 독닙료리집은 독립운동가의 ‘최애 메뉴’를 직접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0여 개의 테이블이 자리한 넓지 않은 공간이 이내 가득 차자, 예약을 하지 않은 고객은 매장 밖에서 기다리는 풍경도 펼쳐졌다. 젊음의 거리로 떠오른 익선동 가게들이 대개 그렇듯 한옥을 개조한 공간이 독닙료리집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독립운동가 지복영 선생이 즐겨드셨던 음식 총유병과 그에 대한 설명이 적힌 메뉴판. 사진=김성호 기자
독립운동가 지복영 선생이 즐겨드셨던 음식 총유병과 그에 대한 설명이 적힌 메뉴판. 사진=김성호 기자

매장에 방문하면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메뉴판이다.
독립운동가가 즐겨 먹은 음식을 선보인다는 콘셉트답게 메뉴마다 얽힌 사연이 흥미롭게 적혔다.

일제의 추적을 피해 5년 동안 도망생활을 했다는 김구 선생의 대나무주먹밥 ‘쫑쯔’부터, 임시정부 안살림을 맡았던 오건해 선생이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종종 대접한 것으로 알려진 납작두부볶음과 홍샤오로우 등에 얽힌 사연이 메뉴판 가득 들어찼다.

이밖에도 지복영 선생이 좋아한 간식 총유병, 안중근 선생이 하얼빈에서 자주 드셨다는 꿔바로우, 김용환 선생이 의용대를 대접할 때 내놨다는 양미리 더덕 고추장 구이 등 흥미로운 메뉴가 가득이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던 한인 노동자들의 대구무침도 눈길을 끈다. 모든 고객들에게 이동녕 선생이 즐겨 드셨다는 조선식 냉채도 한 그릇씩 무료로 제공된다.

김구 선생이 즐겨 드셨다는 쫑쯔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주문했다. 사진=김성호 기자
김구 선생이 즐겨 드셨다는 쫑쯔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주문했다. 사진=김성호 기자

물론 모든 메뉴가 사실 그대로 재현된 건 아니다. 기자출신으로 멀리 프랑스에서 외교투쟁을 한 서영해 선생과 관련된 메뉴인 해산물 스튜와 밀빵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외지인이 대개 그랬듯 서 선생도 값싼 음식을 주로 먹었을 것이라 추정해 마련한 것이다.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즐겨 하셨다는 김치찜도 사실 그대로 버려진 배추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좋은 김치에 삼겹살을 더해 현대적으로 내놨다고 했다.

다만 행사를 기획한 제일기획 담당 팀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밀도 높은 고증을 위해 애를 썼다고 강조했다.

한호혁 프로는 “어떤 음식을 드셨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고 구체적인 레시피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준비단계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독립운동가분들이 실제 드셨을 것처럼 열악하고 맛없게 내놓는 것보다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끔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의미를 나누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일기획이 고객사인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진행하는 독닙료리집은 오는 21일까지 영업을 진행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수익금 일부를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비밀 독립운동가가 되어 밀지를 받는다는 콘셉트로 이벤트도 진행한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김성호 기자
비밀 독립운동가가 되어 밀지를 받는다는 콘셉트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사진=김성호 기자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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