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트 1위 다이치 ‘토종기업’
도루코 55년 설립된 한국회사
린나이·부라더미싱은 日 소유
사명이 일본어인 탓에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는 국내 토종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입규제 조치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진행되면서다. 이들은 불매운동의 불똥이 자사로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도루코 55년 설립된 한국회사
린나이·부라더미싱은 日 소유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카시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다이치는 우리나라 토종기업이다. 일본어 사명으로 평소에도 일본 제품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다이치의 전신인 제일산업은 아시아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자동차 제조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던 업체로 1981년 설립됐다. 이후 유아용 카시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다이치는 자동차부품을 만들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1995년부터 유아용 카시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당시 한국보다 유아용 카시트 설계 기술이 앞섰던 일본인 설계 고문을 전략적으로 영입해 일본 카시트 업체와 기술 제휴를 맺게 됐고 사명을 '다이치'로 변경했다.
면도기로 유명한 생활용품기업 도루코 역시 1955년 설립된 국내 토종기업이다. 도루코는 1955년 동양 경금속이라는 회사로 시작, 1960년 한일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1961년부터 사용했던 도루코라는 브랜드 이름이 유명해지면서 1979년 회사 이름을 아예 도루코로 바꿨다.
반대로 워낙 우리 생활과 친숙한 탓에 국내 기업인줄 알지만 사실은 일본 국적인 기업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보일러기업 린나이는 일본 기업이다. 일본에서 1920년 설립된 주방가전업체 '린나이상회'가 전신이다. 린나이코리아는 1974년 일본 린나이와 합작투자로 설립됐다. 1978년 린나이코리아는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등록됐다. 경영 악화가 계속되면서 2009년 린나이코리아는 대부분 지분을 일본 본사인 린나이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현재는 린나이코퍼레이션이 린나이코리아의 지분 97.7%를 소유하고 있다. 한때 3대 보일러 업체로 불린 린나이의 현재 우리나라 보일러 시장 점유율은 10%대로 떨어졌다.
국내 미싱산업을 이끌다시피 한 '부라더미싱'의 본사 브라더 역시 일본 기업이다. 재봉틀 생산업체인 브라더공업은 1908년 야스이 카네키치가 설립한 일본의 다국적 기업이다. '부라더미싱'이라는 이름으로 1960년대 이후 국내 재봉틀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했다.
부라더미싱은 한국 독점 상사였던 부라더상사가 수입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프린터, 복사기 등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브라더코리아 법인이 세워졌지만 재봉틀 부문은 여전히 국내 상사회사인 부라더상사가 유통 및 고객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욕실용품 제조회사로 시작한 아메리칸 스탠다드도 현재는 일본 업체 소유다. 일본 릭실 그룹은 2013년 8월 약 5억4200만달러(약 5536억원)에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모든 지분과 권리를 인수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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