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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인하 속도전… 한은도 연내 추가인하 유력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9 18:55

수정 2019.07.19 18:55

뉴질랜드·인도·필리핀 등 스타트 25일 ECB·31일 美 연준도 예고
中도 무역전쟁 충격에 통화완화
韓 이어 인니·남아공도 전격 인하 3國 모두 성장둔화 반영 공통점
글로벌 금리인하 속도전… 한은도 연내 추가인하 유력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속도가 붙고 있다. 4월 뉴질랜드 등의 금리인하 뒤 잠시 소강국면을 보였던 금리인하는 18일(현지시간)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다시 발화했다.

4월 뉴질랜드 등의 금리인하가 올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포문을 열었다면 18일 한은 등의 금리인하는 본격적인 금리인하 포격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한은 등의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발판을 다지거나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31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그리고 연초까지만 해도 대세는 금리인상이었으나 이제 다시 금리인하가 전 세계 경제에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이 각각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속도가 붙고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무역전쟁이 끝날 기미가 없고, 이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세가 깊어지는 가운데 나홀로 독주를 하던 미 경제마저 하반기로 갈수록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기조를 금리인하로 속속 바꿔놓고 있다.

특히 미 연준과 ECB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여지가 확대된 것이 금리인하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ING은행 이코노미스트 프라카슈 사크팔은 한국 등의 금리인하가 "앞으로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흐름에 추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리인하는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경제성장 둔화에 대응해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이전부터 둔화세를 보이던 경제가 무역전쟁 충격으로 상당한 충격에 직면하자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로 돌린 상태다. 부채 축소를 위해 대출을 옥죄었던 중국은 둔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는 대책들을 잇따라 쏟아냈다. 이달 말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면 중국 역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확인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전 WSJ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 19명 가운데 12명이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다음달 금리인하를 결행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로 낮췄고 올 성장률·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도 낮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전망 하향은 "금리인하가 '보험(성격의) 인하'가 아닌 이미 구체화하고 있는 부정적인 거시경제적 충격에 대한 자연스런 정책적 반응"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은이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 각각 한 차례씩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 기준금리를 1%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 금리인하 뒤 곧바로 인도네시아은행(BI)이 201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0.25%포인트 금리인하는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5.75%로 떨어진 인도네시아 기준금리가 올해 최대 3차례 더 내려 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날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남아공도 기준금리를 6.75%에서 6.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들 3개국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말 모두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나라들로 이후 경제성장 둔화가 이날 금리인하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등의 금리인하, 그리고 확실시 되는 이달 말 미국의 금리인하가 경기둔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금리인하인 것과 달리 이들 3개국 금리인하는 성장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마이너스(-)0.4%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도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남아공 GDP 성장률은 2·4분기 반등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1·4분기 연율기준 -3.2%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리고 연초까지만 해도 금리인상에 기울었던 미 연준은 미 성장둔화 조짐과 좀체 오르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최근 금리인하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연준은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25% 낮은 2.0~2.25%로 떨어뜨릴 것이 확실시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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