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창원 특파원】대규모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홍콩 정국이 최악의 갈등 소용돌이에 빠져들 조짐이다.
홍콩 시위대가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에 몰려가 국가 상징물인 휘장에 계란을 던지고 먹칠을 하며 반중 감정을 드러낸 가운데 친중파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시위대에 가담한 시민들을 공격하는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 행위를 국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함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계엄령 발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및 서방 주요매체 등에 따르면 홍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날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파장을 낳고 있다.
동영상에는 흰색 상의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다수의 건장한 남성들이 전철 역사에 들이닥쳐 각목을 들고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같은 폭력사태에 앞서 송환법 반대 시위대 일부가 중국 중앙 정부를 대표하는 홍콩 주재 중국 중앙연락판공실 건물 앞에서 강력한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이날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 추산으로 43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휘장에 먹칠하고 건물벽에 반중 구호를 적었다.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대변인은 시위대의 국가 휘장 훼손에 대해 "홍콩 기본법을 위반한 것뿐만 아니라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에 또다시 엄중히 도전한 것이며 중앙의 권위에 심각한 도전"이라며 "우리는 이에 강력한 분개와 규탄을 표명하며 특구 정부와 경찰이 불법 폭력 행위를 엄벌하고 홍콩 사회의 안정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홍콩 혼란이 심화되고 있어 사태진압을 위한 계엄령 등 초강경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