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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수출규제땐 ‘수소차 전략’ 타격[日 추가보복 산업별 긴급점검]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7:43

수정 2019.07.22 17:43

제조업
현대차, 탄소섬유 日도레이서 수입.. 넥쏘 등 미래차 전략에 차질 우려
반도체업계는 日서 소재확보 사활.. 디스플레이도 PI 국산 대체에 총력
일본 참의원선거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계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일본 내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이달 안에 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 제외가 확실시되고 있어 전 산업계로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수출제재를 받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 참의원선거가 예상대로 아베 정부의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소재·부품 대체재 확보에 더욱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베 정부가 한국의 경제보복 이슈를 활용해 참의원 선거에서 이긴 만큼 수출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수출절차를 강화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사실상 9월 말까지 수출허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낙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선거를 전후해 현지 공급선과 대책을 논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일본출장 이후에도 반도체(DS)부문 구매팀 임원들과 실무자들이 일본 부품공급사들과 수출절차와 공급가능성 등을 수시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사장이 참의원 선거일인 지난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협력사들과 원자재 수급방안 등을 찾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사용되는 일본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의 수입제재 장기화가 확실해졌다"며 "지금으로서는 국산 등 대체재 성능테스트에 집중해 공정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에 탑재하고 있는 수소연료탱크 소재인 탄소섬유 수입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대차가 수소연료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 소재는 일본 도레이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소재·부품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당장 생산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소차 등 미래차 생산전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걱정거리다.
실제로 넥쏘 등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미래차 핵심으로 개발한 차종이다.

작년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내년 1만1000대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이번 선거로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추진 정책에 대한 정치적인 지지기반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동차 업계의 경우 수소차 양산 규모가 크지 않아 당장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미래차 개발 차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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