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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 "친환경 '청정맥아' 찾아 전 세계를 뒤졌죠" [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8 18:28

수정 2019.07.28 18:28

'테라'로 국산맥주 편견 깬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맥아
발효중 생기는 리얼탄산 사용해 청량감·상쾌함 더한 ‘테라’ 인기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 "친환경 '청정맥아' 찾아 전 세계를 뒤졌죠" [fn이사람]
"기존 맥주로는 안되겠다. 국산 맥주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획에 들어 갔어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라는 신기록을 세운 라거 맥주 '테라' 돌풍의 주역 중에 한 명인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상무(사진)는 테라 개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오 상무는 "맥주가 시대를 위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청량감과 시원함이 탁월해 소비자에게 상쾌함을 주는 맥주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테라가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되기 위해서 차별화된 포인트를 많이 갖고 가려는 노력을 했다"며 "알면 알수록 더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국산 맥주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는 것을 목표로 약 5년 간 기획했다. 본격 태스크포스가 꾸려진 지 2년 만에 세상에 나온 테라는 시원하고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소비자들 사이 입소문이 났다.

테라와 하이트진로의 대표 소주인 '참이슬'을 합친 소맥(소주+맥주)인 '테슬라'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테라를 출시했다. 초미세먼지로 인해 청정, 자연, 친환경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망이 커지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했다.

인공탄산을 쓰지 않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리얼탄산을 100% 담아 청량감을 높였다. 패키지도 청정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그린 컬러를 쓰는 파격을 선보였다.

오 상무는 "청정 맥아를 찾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고, 북유럽이나 남반구까지 찾아 다녔다"며 "100% 맥아를 쓸 경우 물류 등에서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렇게 만든 맥주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새로운 국산맥주가 종종 출시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테라도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성과를 폄훼하기도 한다.

오 상무는 "과거 출시된 국산맥주들도 모두 초기에는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했지만 테라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며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고, 테라가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상무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테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여해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맥주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는 제품 자체가 마케팅이기 때문에 품질이 따라주지 않으면 마케팅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는 "마케팅의 핵심은 잘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기획하는 초기 단계부터 선도적으로 참여해 전략 포인트를 가져가는 것"이라며 "대충 만들고 포장만 바꾸자는 식으로 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다. 다른 맥주보다 3~4배 빠른 수준이다.
초당 11.6병 판매된 것으로, 20세 이상 국내 성인 1인당 2.4병을 마셨다.

오 상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공'을 거론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오 상무는 "최단기에 1억병을 팔았지만 아직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하지 않으며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