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강동구 등 입주 몰리며 교육청-지역주민-지자체 간에 학교 설립·이전 놓고 '갈등'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청은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초등학교 전농아트홀에서 '전농 제7구역 학교부지'와 관련한 주민토론회를 진행한다. 토론회에는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을 비롯해, 김인호 서울시의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동대문구을) 등도 참석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민들은 민 의원을 비롯해 유 구청장이 4선을 하면서 그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명문고 유치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문구 학교 부지 10년째 방치
전농동 학교부지는 2006년 전농답십리 뉴타운 사업,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학교시설·문화시설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포함한 정비계획이 결정됐다.
학교용지는 교육청이 매입하지만 '뉴타운지역내 우수고 유치방침'(2003.11)에 따라 서울시가 직접 학교용지 3600평 규모를 매입해 우수고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곳은 10년째 고등학교 설립(이전)을 두고 지역주민과 교육청, 동대문구청 간에 시각차가 커지면서 풀만 무성한 빈 땅으로 방치돼 있다. 현대과학고, 서울독일학교, 배문중고교, 경희중고 등 이전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토지매입비 부담으로 무산되거나 보류됐다. 종로구에 위치한 사립고등학교인 대신고 유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교육청은 동대문구에 학교가 충분하다며 학교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학생수가 800명에 학급당 34명의 요건이 돼야 학교를 추가 신설하는 조건이 되는데 이 기준에 미달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 중이다. 전농동 소재 9개 아파트, 답십리동 18개 아파트, 용두동 2개 아파트 등 총 29개 아파트 주민들은 '전농 답십리 명문고 유치 촉구' 1만명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추진위원회 측은 동대문도 갑과 을지역을 나눠서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갑 지역은 고등학교가 6개(경희고·경희여고·대광고·청량고·휘경여고·휘봉고)나 되는데 을 지역은 2개(해성여고·동대부고)인 상황이다. 그나마 있는 2개 고등학교도 남녀공학이 아니라 1개는 여고, 1개는 남고라 실질적으로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1곳에 불과하다며 학교 신설 및 유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청량리역 주상복합 3대장인 롯데캐슬 SKY-L65, 한양수자인, 효성해링턴이 분양을 마친 상황이라 동대문구의 인구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 학교 유치 문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천~4천가구 단지에 학교 1개 필요
동대문구 뿐 아니라 강동구도 학교 유치 문제로 시끄럽다.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단지인 '고덕아르테온'은 재건축 허가 조건으로 학교 용지를 기부채납했고 이곳에 고이초등학교가 신설된다. 하지만 학교 부지가 협소해 7층짜리로 지어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타 단지 주민은 받지 말아달라고 민원을 제가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결국 고덕아르테온과 고덕숲 아이파크(고덕4단지) 일부 동인 101동~103동을 고이초로 통학구역을 배정하겠다고 하면서 사태가 마무리 됐다. 송파 헬리오시티도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이 신설 초·중교 3곳을 혁신학교로 직권지정 하려다 반발이 심해 결국 취소됐다.
이처럼 서울시 내에서 혁신학교 지정 반대, 학교 부족, 명문고 유치 경쟁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신설 학교가 생기면 그 곳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기존에 있던 학교가 폐교할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간의 갈등이 커지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0~4000가구 규모의 신규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학교 1개를 신설해야지만 과밀학교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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