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중·고교 급식 비싸고 맛 없는 이유 있었네"

뉴시스

입력 2019.07.29 18:25

수정 2019.07.29 18:25

전국 유일하게 급식단가에 인건비·관리비 포함 '유상급식' 서울 고1·2 학부모 급식비 부담으로 교육청 "예산부담" 체계 개선 요구에 난색표해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 업무협약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 업무협약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 서울지역 고 1·2학년 학생들과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급식비를 내고도 질은 떨어지는 식사를 하고 있다는 교육계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서울 고등학생 급식단가는 타 시도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높다"고 지적하며 단가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29일 촉구했다.

서울의 고교 급식 한 끼의 단가는 평균 5396원이다. 이는 17개 시도 중 급식단가가 가장 낮은 제주(2975원)보다 2421원, 약 두 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1년간 평균 급식일 168일을 감안하면 서울 학생들의 급식비는 제주도보다 40만6728원 더 많다.



이처럼 서울의 급식단가가 유독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단가에 식품비는 평균 3331원(61.7%)으로 나머지 2065원은 급식조리원 등 인건비와 수도·가스 등 관리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간 지원체계가 다른 시도는 없다. 다른 지역의 경우 교육청 예산으로 인건비와 관리비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서울교육청은 초등학교의 경우 다른 시도처럼 인건비와 관리비 대부분을 교육비 특별회계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급식단가는 중고교보다 훨씬 낮은 3694원으로 책정된다.

서울은 올해 3월 고3만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고3 학생들에게는 영향이 없다. 전국 전학년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1·2학년 학생들은 유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그대로 학부모 부담으로 들어간다.

교사들의 급식비 부담도 마찬가지다. 각 학교의 급식단가를 기준으로 교사의 급식비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서울교사노조 박근병 위원장은 "초등학교 교사에 비해 중·고등학교 교사가 연 27만원을 더 지불하고 식사한다"며 "근무교사가 급식인력 인건비와 수도·가스·전기세를 또 지불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급식단가에 인건비와 관리비를 계속 포함시키고 있는 이유는 과거 위탁급식 시절의 관행이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중고등학교에서는 위탁급식을 실시하던 당시 업체에 지급하는 급식비에 인건비, 관리비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지금은 모두 직영 급식과 무상급식으로 전환됐음에도 현 체제에 맞는 단가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교사노조는 "단가 인상 대부분이 인건비와 관리비 인상분과 직결돼 있어 식단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며 인건비·관리비 분리 지원을 재차 요구했다.

실제로 중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이 지난 2014년 시행됐지만 인건비와 관리비가 분리되지 않고 급식단가에 포함돼 있다. 이후 최근 5년간 무상급식단가는 1326원 인상됐으나 식품비의 인상액은 439원에 그쳤다.

초등학교 급식단가와 비교하면 현재 서울 중·고등학교 급식단가가 1700원 높지만 인건비·관리비가 포함된 탓에 식품에 들어간 비용은 125원 차이가 난다. 신체 발달에 따라 더 많이 섭취하는 데 비해 식단의 질은 더 떨어지는 셈이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급식단가의 61.7%만이 식품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급식비 대비 품질이 낮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고등학교 급식의 친환경 식자재비를 준수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지난 25일 서울교육청과의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안건으로 제시해 논의했다. 급식단가 조정 제안에 대해 서울교육청 측은 "지자체와 협력해 무상급식 재원을 마련하는 도중에 갑자기 많은 비용을 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당장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서울교육청에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학교급식 품질 향상과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한 중고등학교 급식단가 정상화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yh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