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동건 마비노기 PD "게임 개발, 나의 스토리 코딩하는 것"

뉴시스

입력 2019.07.30 17:48

수정 2019.07.30 17:48

"청소년기의 삶과 체험은 게임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 "코딩 배워서 삶을 표현하는데 써라" "코딩 입문은 상호작용 기능 넣은 홈페이지 제작부터"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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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게임을 만드는 것은 나의 스토리를 코딩하는 것과 같다."

넥슨의 15년 장수 인기 게임 '마비노기'를 개발한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청소년기의 삶과 체험은 게임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라며 "그 재료를 다른 사람들도 체험할 수 있게 게임으로 만들어보라"고 제안했다.

30일 넥슨이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최한'제4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 토크콘서트에는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600여석의 좌석을 가득 채우며 성황을 이뤘다.

김 PD는 "현재의 삶이 미래에 중요한 밑천이 될 수 있다. 미래의 뛰어난 게임 개발자가 이 자리에서 나오길 바란다"며 본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했다.



김 PD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30여년간 게임업계에 몸 담고 있다. 특히 넥슨의 15년 장수 인기 게임 '마비노기'를 개발했으며 현재 후속작으로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마비노기는 김 PD가 청소년기의 기억을 되살려 만든 게임이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상영된 마비노기 동영상에는 그의 청소년기 삶과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에린(게임 세계관)에 오기 전엔 수줍음도 많이 타고 자신감도 없었어. 늘 공부만 해서 친구들도 많이 없고, 운동도 노래도 뭐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던전에서 전투도 해보고, 아르바이트도 해보니 자신감이 생겼어.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 그냥 내가 너무 겁먹고 있는 거 아닐까란 생각. 못하면 안된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두려워 했던 것 같아"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한 말이다. 이는 김 PD 자신이 겪은 경험을 마비노기란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하고 응원하는 메시지였다.

김 PD는 "게임은 개발자의 지나간 청소년기 등의 체험을 재현한다. 청소년기에 체험한 삶이 가장 재현하고 싶고, 그리운 체험이기 때문"이라며 "게임은 자신의 체험을 전달하는데 가장 뛰어난 미디어다. 게임을 통해 체험을 재현하고 반복하고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게임이 영화 등 다른 콘텐츠와 달리 특별한 점은 상호작용(인터렉티브)이다. 정해진 틀이 아니라, 나의 어떤 선택에 의해서 게임 세계가 바뀌는 것. 이것이 바로 게임만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김 PD는 게임의 중요한 특징으로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 두가지를 제시했다. 우리의 삶과 체험이 스토리라면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상호작용이라는 것이다. 또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코딩이라고 설명했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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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있는 것, 코딩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상호작용에 매력을 느껴서 일 것"이라면서 "코딩에 스토리를 더하면 게임이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나의 스토리를 코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에 코딩이 안쓰이는 곳이 어디 있을까. 코딩을 배워서 여러분의 삶을 표현하는데 써라. 그리고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하라"고 제안했다.

특히 김 PD는 "코딩으로 뭐든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며 "코딩에 입문하고 싶다면 홈페이지부터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약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간단한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하면서 홈페이지가 게임화 되는 것이다. 처음 입문할 때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노력없이 무턱대고 게임 개발자를 꿈꿔선 위험하다고 전했다.

김 PD는 "게임을 좋아하는 것은 게임 개발자의 좋은 자질 중 하나다. 하지만 개발자가 항상 즐겁고 행복한 건 아니다. 직업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 역시 개발자로 살면서 유저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게임 서버가 다운돼 유저들로부터 나쁜 피드백을 받으면 쥐 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게임을 좋아하면 그 힘든 시기를 잘 넘어갈 수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선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한편,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코딩과 관련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청소년들에게 코딩 학습의 동기를 부여하고 진로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제공했다.


교육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 에누마의 김형진 게임 디자이너, 인공지능 스타트업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 로봇 모듈 플랫폼 개발사 럭스로보 오상훈 대표 등이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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