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는 "고기나 유제품을 완벽히 끊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지양하고 있다"며 "라테를 마실 때 우유 대신 두유를 넣는 등 식습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물권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대구에서도 채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10년 전 20여 곳에 불과하던 대구 지역 채식 식당은 현재 약 40곳으로 늘었다.
채식 식당에서는 동물성 식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완전 채식'(비건)만을 판매하거나 손님 요청에 따라 채식 메뉴를 일부 제공한다. 음식 종류 역시 한식, 태국 음식, 베이커리 등 다양하다.
채식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동물복지와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비인도적인 가축 사육 및 도축 환경 문제점에 공감하며 대안적 삶을 지향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채식 요리법, 채식 식당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역민들도 '대구의 비건 식당' '경북의 비건 식당'과 같은 해시태그나 정보가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구글 오픈맵 등을 활용해 손쉽게 채식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대구시 역시 지난 5월부터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홈페이지 '대구 푸드'에 채식 식당을 따로 분류해 안내하고 있다. 늘어나는 채식 인구와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배려다.
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문화센터 가을학기 강좌에 비건 관련 식품 강의를 마련하기도 했다.
북구의 한 인도요리 전문점 직원은 "2012년 식당을 연 후로 계속 채식 메뉴를 지원했다"며 "갈수록 채식 요리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어 메뉴를 더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에서 10년째 비건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채식은 단순히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닌 환경과 동물을 생각하는 적극적 실천"이라며 "몇 주 전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식당에서 비건 치킨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채식연합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이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가졌다면 현재는 윤리적 소비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경제 성장과 함께 동물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eh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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