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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안면마비' 면역력 회복이 관건, 전기로 신경세포 자극 도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1 16:22

수정 2019.07.31 16:22

여름철 '안면마비' 면역력 회복이 관건, 전기로 신경세포 자극 도움


덥고 습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면역력 저하로 인한 안면신경마비(facial palsy) 증상을 겪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흔히 안면마비는 추운 겨울에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름에도 급격한 체력저하와 식욕상실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안면마비는 12개 뇌신경 중 7번 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안면신경장애질환이다. 7번 신경은 눈과 입 등 얼굴근육의 움직임, 미각, 분비기능 등을 조절한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안면마비와 함께 눈이 감기지 않거나 미각이 둔한 증상이 동반된다. 주로 얼굴 한쪽 근육이 마비돼 틀어지고, 안면부 눈과 입 주변 근육이 비뚤어져 '입 돌아가는 병'으로 불린다.


안면마비의 대부분은 안면신경 염증으로 발생하는 말초성이다. 말초성 중 가장 흔한 벨마비(Bell's palsy)는 얼굴신경 염증이 원인이며, 두 번째로 흔한 람세이헌트증후군(Ramsay-Hunt syndrome)은 대상포진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반면 중추성은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의 영향을 나타난다. 말초성은 중추성과 달리 눈감기와 이마에 주름잡기가 불가능한 게 특징이다.

여름철 과도한 냉방은 안면마비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집에서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생활하거나, 차를 타고 휴가지로 갈 때 장시간 냉방에 노출되면 안면마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차가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온유지 기능과 면역력에 이상이 생기고 안면근육이 긴장해 얼굴 일부분이 마비될 수 있다.

특히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갑자기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바람을 쐬거나, 반대로 시원한 곳에 있다가 외부의 무더위에 노출돼 체온이 급격히 변하면 면역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질환 초기엔 피로한 느낌이 유난히 지속되면서 귀 뒷부분, 뒷목, 머리 등에 통증이 생긴다. 증상 발생 후 약 1~2일이 지나면 얼굴근육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보통 한쪽 이마의 주름이 잘 잡히지 않는다. 또 눈물이 많이 나오고 시간이 갈수록 눈이 뻑뻑해진다. 더 진행되면 입이 마비돼 물을 마실 때 한쪽 입술로 물이 새거나 음식물을 씹기 어려워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이 질환은 10년 내 재발률이 약 10%로 비교적 높아 발병 후 초기 한 달 내에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일부 병·의원에선 부신피질호르몬제, 항바이러스제제를 처방하는데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어서 재발을 완전히 억제하기 힘들다. 증상이 급격히 나빠지면 수술적 치료법인 안면신경감압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일반 환자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안면마비 치료 및 재발 방지의 핵심은 면역력 회복이다. 최근 도입된 전기자극통증치료인 호아타요법은 미세전류를 1500~3000V 고전압으로 세포에 흘려보내 부족한 세포대사를 활성화하고 면역력을 회복시켜 안면마비 증상을 개선한다.

호아타요법을 개발한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손상된 신경줄기에 정전기를 흘려보내면 신경세포가 튼튼해지고, 신경의 감각전달능력이 정상화돼 통증과 마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2~5일 간격으로 통전치료를 받으면 세포대사와 면역력이 정상으로 회복돼 재발까지 막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와 함께 과로, 수면부족,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격렬한 스포츠활동이나 캠핑 후 충분히 쉬어주는 등 생활습관 자체를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잡힌 식사는 필수다.

냉기에 과도하게 노출도지 않도록 냉방기기 사용 시간과 찬 음료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더위를 많이 타면 린넨이나 순면 소재 의류를 입고, 부채나 선풍기 약풍으로 약한 바람을 쐬는 게 좋다.


심영기 원장은 "귀 뒤쪽을 부드럽게 문질러 혈액순환을 돕거나, 입속에 바람을 넣고 양 볼 움직이는 등 안면근육을 틈틈이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안면마비를 방치하면 장기간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초기에 진단 후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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