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청년-스타트업 연결해 출범 6개월만에 월매출 5000만원
"문화차이 극복한 청년 열정 덕분"
"문화차이 극복한 청년 열정 덕분"
"300dev(데브)는 성장할 기회를 잃고 희망을 빼앗긴 베네수엘라 청년들에게 다시금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현재 베네수엘라의 문제와 나아가서는 중남미 문제를 해결하는 물꼬가 되고자 합니다."
5년째 경제 고통지수 1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는 '살인 물가'로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올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무려 13만60%에 달한다.
끊이지 않는 범죄와 인프라 실패 등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기업들마저 떠나면서 베네수엘라의 젊은 세대들은 일을 통해 성장할 기회마저 빼앗겼다.
류승훈 300dev 대표(사진)는 이 같은 베네수엘라의 극한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들을 위해 고심한 끝에 베네수엘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해외 스타트업과 연결해 일할 수 있도록 '300dev'를 조직했다. 현재 300dev에는 베네수엘라 최고 명문대인 베네수엘라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가운데 3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인재들을 중심으로 인하우스 개발자와 디자이너 10명을 비롯해 등록개발자 300명으로 꾸려졌다.
류 대표는 영화 '스파르타'에서 300명의 용사처럼 현 베네수엘라의 극한상황에서도 한국식의 하드워킹 문화를 갖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정예 개발자를 키워내겠다는 의미에서 팀명에 숫자 300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남미문화는 한국과 달리 '마냐나 마냐나'가 만연하다. 오늘 일도 내일로 미루는 여유를 지닌 문화다. 이 같은 문화적 차이 탓에 류 대표도 초창기에는 이들 베네수엘라 팀원들에게 높은 기준을 설득하고 성취해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류 대표는 "여유롭기로 유명한 남미 사람들이 밤을 새워 일한다고 하면 아마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300dev에서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며 "헌신적인 직원들이 자신의 운명, 더 나아가서는 나라의 운명을 바꾸겠다는 청년들의 열정이 이런 일이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남미에서 의술이 발달한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IT 인재들도 여전히 남미에서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정식 출범한 300dev는 반년이 넘은 현재 월매출 5000만원 정도로 성장했다. 류 대표는 300dev의 목표가 단순히 소프트웨어 아웃소싱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300명의 정예 개발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1차 목표에 머물지 않고 남미를 변화시킬 300개의 정예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스타트업의 요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베네수엘라라는 환경에서도 뛰어난 인재들이 자립에 필요한 필요한 경험과 기술을 얻고, 스스로 스타트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워킹 액셀러레이터가 되고자 한다. 이들이 더 많은 창업을 하면 베네수엘라, 더 나아가 남미의 미래가 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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