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방문…디스플레이 업계와 간담회
"日수출규제 등 도전요인 상존…소재·부품·장비 자립화 강조"
대기업엔 투자 요청…중소·중견기업과의 협력·상생도 강조
업계선 화평법·화관법 규제 완화, 주52시간제 개선 등 건의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께 파주출판단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에 올해 대비 추가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고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Test-bed)도 대폭 확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이미 통과한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해 내년부터 예산 증액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혁신 공정 개발 사업 등을 포함해 예타를 통과한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 규모는 총 5281억원에 이른다. 디스플레이 혁신 공정 개발 사업에 한정해 보면 올해 배정된 예산은 70억6000만달러 정도이며 내년 예산으로 요구된 규모는 936억원이다.
홍 부총리는 최근 일본 수출 규제와 더불어 중국 기업의 점유율 상승 등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을 지체하는 도전 요인이 상존한다고 짚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2017년 기준 연간 생산액이 76조원, 수출액이 247억달러(제조업 생산의 5.0%, 수출의 4.1% 차지)에 이르는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다. 한국은 패널 분야에서 15년간 세계 1위(지난해 기준 42.7%)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IHS 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반 규모는 2017년 1243억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1132억달러, 올해 117억달러, 내년 1164억달러, 2021년 1174억달러, 2022년 1192억달러 등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그는 특히 "디스플레이 장비는 자립화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소재 분야는 아직 자립화 비중이 작아 기술 개발에 큰 노력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산업의 국산화율은 지난 2017년 기준 장비가 70%, 소재가 30%다. 반도체의 경우 각각 20%, 50%다.
홍 부총리는 공급기업인 중소·중견기업과 관련해 "국내에 강력한 밸류체인(VC)을 형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4대 소재와 관련된 연구원 내에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나노기술원 내에 반도체 테스트 베드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수요기업인 대기업에 대해선 "적극적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7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그는 "이 같은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며 "다른 수요기업들도 필요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패널기업(대기업)과 후방산업인 소재·부품·장비 기업(중소·중견기업)이 협력해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본다"며 "수요-공급 기업 간 수직적·수평적 협력을 통해 획기적인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수요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 수요-공급기업 간 구매조건부 R&D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 같은 협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경쟁력위원회'를 통해 상생 협력을 지속해서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수 상생 사례에 대해선 세제·자금·입지 등 다방면에서의 투자를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100개 핵심 품목에 대해선 5년 이내에 최대한 자립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정부와 기업의 일치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핵심 R&D 과제의 경우 예타를 면제하고 연기금, 모태펀드, 민간 사모펀드(PEF), 개인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타 면제 대상 사업에는 1조5723억원 규모의 전략핵심소재자립화 기술 개발 사업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업계에선 신규 소재의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화평법 및 화관법상 규제 완화와 화학 물질 보관을 위한 냉동 창고 규제 완화 등 환경 관련 이슈를 주로 건의했다.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제품 개발 주기를 감소시키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등 주52시간 근로제를 개선하는 고용 지원 방안도 건의됐다.
정부가 이미 적용 대상을 확대한 신성장 동력·원천 기술 R&D에 9인치 미만 리지드(rigid) OLED와 블랭크 마스크 등을 추가하고 신성장 기술 사업화 세액 공제 요건을 완화하는 등 세제 지원 방안도 건의 사항에 포함됐다.
홍 부총리가 대기업과 만난 건 지난 6월 석유화학 업계, 자동차 업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간담회에 앞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시관을 방문,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신제품을 둘러 본 홍 부총리는 "미세한 발광다이오드 소재가 무수히 모여 밝은 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LED)가 되는 것처럼 개개인의 노력이 합쳐질 때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목표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uw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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