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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 논란에 휩싸인 GE, 주가 11% 폭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6 17:38

수정 2019.08.16 17:38

마코폴로스, 170쪽 보고서 공개.. "엔론수법 사용 스스로 파산 직전 최소 380억 달러 손실 일으켰다"
컬프CEO "거짓 진술" 즉각 반박
‘회계부정’ 논란에 휩싸인 GE, 주가 11% 폭락
미국의 전기·전력회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회계부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15일(현지시간)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 2008년 버나드 매도프의 폰지 사기를 최초로 폭로했던 독립 재무분석가 해리 마코폴로스가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GE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1%나 떨어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코폴로스는 170여쪽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GE가 거액의 손실을 감추기 위해 부정회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GE가 보험사업부문에서 장기보험 관련 부채를 적게 반영하고 투자 손실을 누락하면서 최소 380억달러(약 46조800억원) 규모 손실을 일으켰다"며 "이는 GE의 시가총액 40% 에 달하며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마코폴로스는 "이번 부정회계로 인해 GE 장기 보험 가입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며 "GE의 실질 부채대 자기자본 비율은 3대 1이 아닌 17대 1로 신용상태를 크게 훼손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GE가 이러한 내부 문제를 숨기고 엔론과 같은 회계 부정 수법을 사용해 스스로 파산 직전에 놓였다"며 "또 부정확한 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으며 이는 엔론과 월드컴 사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사기"라고 주장했다.

엔론은 지난 2001년 대규모 분식회계 사실이 적발되 파산한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당시 자회사에 부채를 넘긴 뒤 연결재무재표에 이를 제외하는 수법으로 실적을 부풀리면서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해오다 투자자들에게 130억달러(약 15조74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 엔론 사태를 계기로 미국은 기업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을 도입했다.

한편 GE는 이미 2년 전부터 전력사업 부문에서 220억 달러 규모의 영업권 상각 등의 문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GE는 이 과정에서 이미 분식회계에 대한 의혹에 대해 부인해왔으며 조사관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마코폴로스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비공개 중형 헤지펀드를 위해 일하면서 이에 대한 내용을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 공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마코폴로스는 이 헤지펀드가 GE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후 벌게 되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폴로스는 이번 보고서를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SEC에도 제출했으며 이와 관련해 연방 검사 및 수사관들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EC 대변인은 마코폴로스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한편 GE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컬프는 마코폴로스의 폭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박했다. 컬프는 "마코폴로스의 보고서는 시장 조작을 위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거짓 진술이 포함돼 있으며 보고서에 나온 의혹들이 발표 전에 GE에 의해 사전 확인됐다면 수정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GE의 주가는 7개월 만에 최저치인 8.01달러로 11.30% 폭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컬프는 GE의 성명 직후 자사의 주식 25만2200주를 7.93달러에 사들이며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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