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새벽근무·시설 청소 등 골프장 운영자 지시따라 업무
근로계약 체결 안했어도 근로관계.. 안전사고 당했다면 손해 배상해야
#. 골프장 캐디 A씨는 지난 5월 한 골프장에서 홀이 밀려 카트길 선상에서 대기하던 중 옆 홀에서 날아온 생크볼에 안면부를 타격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이 사고로 앞니 두개가 완전히 탈구돼 뼈까지 골절되고 말았다. 해당 생크볼을 친 골퍼는 18홀을 모두 돈 뒤 A씨에 '합의금' 명목의 100만원을 남겼으나, A씨는 수령을 거부했다. 골프장 측은 "안전사고 과실은 골퍼보다 골프장이 훨씬 크니 손님은 배제하고 골프장 측에서 알아서 해결해주겠다"며 A씨를 달랬다. A씨는 사고로 인한 치료비와 임금을 요구했지만, 사고 발생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해당 골프장으로부터 배상에 대한 어떠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근로계약 체결 안했어도 근로관계.. 안전사고 당했다면 손해 배상해야
골프장 타구 사고에 따르는 배상책임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사고를 일으키는 가해자도 다양하고 피해 유형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배상책임보험 적용, '캐디' 제외
A씨의 경우 캐디의 법적 지위를 악용해 배상책임 보험대상에서 배제시킨 사례에 해당된다. 골프장 측은 배상책임보험 적용 대상을 고객과 골프장 직원에만 제한했다.
이처럼 특수고용노동자인 캐디는 개인사업자로서, 종속적 노동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상책임보험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반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골프장운영자의 관리·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하기 때문에 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의견도 있다.
19일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이 발간한 '법학논고'에 실린 '골프장의 안전사고 유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고찰'에 따르면 캐디와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은 캐디라도 골퍼의 경기보조업무 수행 시 골프장운영자의 지시를 받고 있다. 골프장운영자에 의해 지정된 순서에 따라 출근시간이 정해지며, 새벽근무를 비롯한 휴장일에도 출근해 교육이나 골프장시설 청소 등 골프장운영자의 지휘·감독하에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캐디는 골프장운영자와 사실상 사용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안전사고, 골프장운영자 책임 커
한편 법원은 골프장 내 안전사고에 대해 이를 감독하는 골프장의 책임을 묻고 있다. 수원지법 제 14민사부(이정권 부장판사)도 지난 2017년 골프장 운영자로서 안전상 관리·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해 손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8조에 따르면 골프장은 체육시설업에 적절한 안전시설을 갖추고 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물 설치 관리상의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원고 김모씨는 지난 2015년 7월 경기도 소재 한 골프장 7번홀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다 1번홀에서 티샷을 한 피고 윤모씨의 골프공이 목표 방향보다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 날아와 왼쪽 눈을 다쳤다. 재판부는 "골프장의 홀이 좁거나 인접해 한 홀에서 친 공이 잘못 날아가 인접 홀에서 경기하는 경기자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면 골프장 운영자로서 펜스나 안전망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경기자들이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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