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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서 넣었더니 자문이 '뚝딱'..AI가 바꿀 법률시장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6 15:15

수정 2019.08.26 16:36

법률인공지능컨퍼런스 및 알파로 대회 29일 개최 
임영익 인텔리콘 연구소 대표가 26일 서울시 서초구 나우리 아트센터에서 '알파로 경진대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인텔리콘 연구소
임영익 인텔리콘 연구소 대표가 26일 서울시 서초구 나우리 아트센터에서 '알파로 경진대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인텔리콘 연구소
근로자의 생년월일과 채용하려는 기업의 규모, 근로행태 등 기본정보와 함께 근로계약서를 첨부했더니 몇 초 만에 분석결과가 도출됐다.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과학이나 SF소설에서나 나오는 분야가 아닌 현실 속 기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보수적인 법률시장에서도 AI를 통한 변화의 조짐이 불어오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인공지능법학회(회장 이상용)와 사법정책연구원(원장 강현중)은 이달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제1회 법률 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의 메인 이벤트는 법률인공지능 경진대회 이른바 ‘알파로 대회’다.

알파로 대회는 법률 AI가 법률서비스의 생산성과 효율성·품질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진단하고자 마련됐다. 변호사들로만 이뤄진 '변호사팀'과 변호사와 AI로 이뤄진 'AI팀'이 각각 계약서를 분석해 법률자문 결과를 도출하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대결이 이뤄진다.

대회에서 이용되는 AI프로그램은 인텔리콘 메타연구소가 개발한 인공지능 계약서 분석기(Contract Intelligent Analyzer·CIA)다. CIA는 계약서 전체를 자동으로 분석해 위험·누락조항, 관련 법령과 판례 등을 찾아 의뢰인에게 상세한 설명을 제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계약서의 등장하는 특징 정보만을 기입하면 빠른 시간 내에 복잡한 계약서를 요약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대회에서 각 팀은 근로계약서 3종에 대해 40분 간 자문하게 된다. 평가는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임영익 인텔리콘 연구소 대표(변호사·49·사법연수원 41기)는 “알파로 대회는 법률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변호사와 구글이나 네이버 등 일반적인 검색기술을 사용하는 변호사의 대결로 볼 수 있다”며 “법률 인공지능은 계속 발전 중인 단계다. 이번 대회를 통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며, 법률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계약서 분석기와 관련한 리걸테크는 미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유럽과 중국에서도 최근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와 법률 제도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법률 AI 도입에 대한 큰 저항이 없었다”며 “향후 AI를 잘 이용하는 사람과 시스템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명숙 변호사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법률 AI도 순식간에 일반화 될 것”이라며 “얼마나 투자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기간이 앞당겨 질 수 있겠지만, 머지않아 모든 변호사와 국민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도 법률 AI를 이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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