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세는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얼마 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생각난다. 부잣집 자식들의 의대 진학을 위한 부모들의 '맞춤형 설계' 장면과 요즘 청년세대들의 고충이 오버랩되면서다.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 '제1저자 특혜' 여부 등 갖가지 의혹에 대해 분노 게이지가 가장 높은 층이 20대인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해된다. 청년층이 개천용이 되긴커녕 붕어나 가재로도 살기가 쉽지 않은 터라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소득 불평등(지니계수)과 소득 대물림 수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가 '위대한 개츠비' 곡선이다. 가난 때문에 실연한 뒤 떼돈을 번 청년의 막전·막후를 다룬,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에서 따온 용어다. 이는 소득 불평등이 심한 현실의 미국에서도 부모의 소득이 대물림돼 계층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웅변한다. 그럼에도 요즘 미국 사회는 우리만큼 출산율이 낮지는 않다고 한다. 정부가 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할 이유다. 무리한 최저임금 상향 등으로 그나마 있던 가난한 청년들의 일자리마저 없앨 게 아니라 부모들의 재력·정보력이 좌우하는 '금수저 대입전형'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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