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이른둥이’ 아이에게 특히 필요한 모유… 위생적으로 관리·나눔

모유은행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가 이른둥이 아이들을 살펴보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율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년 국내 모유 수유 실태조사'에서 생후 5개월 아기의 모유만 먹이는 '완전모유수유율'은 18.3%, 생후 6개월에는 5.6%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모유는 생후 6개월 동안 가장 좋은 단일 영양 공급원이며,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두 돌까지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모유는 아기의 성장에 맞춰 적절하게 그 성분이 변화될 뿐만 아니라, 영양분과 소화효소가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잘 됩니다. 모유에는 면역글로불린 A와 몸속에서 병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락토페린이 분유보다 훨씬 많고, 프로스타글란딘, 리소자임 및 세포 성분이 들어 있는 모유는 호흡기, 위장관 감염에 대한 적절한 방어를 제공합니다.

또 모유에는 신생아 알레르기의 주원인인 베타락토글로불린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엄마 젖을 먹고 자란 아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확률이 낮습니다.

이러한 모유가 특히 필요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신생아 중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난임 부부 지원사업으로 다태아 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태아는 조기 분만과 저체중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생아 중 이른둥이 출생 비율이 2009년 4.8%에서 2016년에는 7.2%로 1.5배 증가했습니다. 이른둥이는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와 아기가 떨어져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엄마의 모유가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모유가 부족하면 공인된 기증자로부터 저온살균 처리된 모유가 최상의 선택"이라며 "미국, 일본, 독일, 덴마크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저출산 대책으로 이미 모유 은행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유 은행은 기증자의 모유를 위생적으로 가공 후 보관하다가 모유를 필요로 하는 아기에게 나누어 먹이는 곳입니다. 강동경희대병원 모유 은행의 경우 최근 5년간 953명이 8235L를 기증했습니다. 그동안 기증 모유를 수혜 받은 아기들은 10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모유 기증량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른둥이나 아픈 아기들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어 기증 모유는 계속 필요한 실정입니다.

모유를 기증하려면 기증 신청 의사를 전달한 뒤, 모유 은행에서 기증 적합 여부에 대한 상담을 진행합니다.
이후 기증 동의서를 작성하고 혈액 검사를 시행합니다. 혈액 검사지를 바탕으로 모유 은행 심사위원이 적합성을 검사한 뒤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기증을 위한 제반 물품을 발송하게 됩니다.

기증자는 발송된 물품으로 모유를 모유 은행에 전달하면 모유 은행에 살균 및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 후 모유가 필요한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