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손해율 치솟는데 자산운용 실적은 뚝… 보험사 순익 31% 급감[위기의 보험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2 17:40

수정 2019.09.02 17:40

상반기 실적쇼크 현실로
새 회계기준 대비하느라 저축성 판매 늘리면서 수익 감소
車보험·실손보험은 팔수록 손해..저금리에 투자 수익률도 부진
손해율 치솟는데 자산운용 실적은 뚝… 보험사 순익 31% 급감[위기의 보험사]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1.2%(1조6423억원) 급감하면서 '실적쇼크'가 현실화됐다. 이는 손해율 상승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준비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생보사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 수익이 급감했고, 손보사들은 급증하는 실손의료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선 IFRS17 도입 재검토와 함께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손보사 순이익은 3조6133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5조2556억원보다 31.2% 감소했다.

생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204억원(32.4%), 손보사도 순이익이 같은 기간 29.5%(6219억원) 각각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실적 급감

생보사의 순이익 감소는 저금리 기조가 자산운용 성적표에 악영향을 미친 게 주효했다.

생보사는 통상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바탕으로 채권 등에 투자하는 등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선 보험사가 선호하는 안정자산인 국고채 금리도 낮게 유지돼 수익을 내기 어렵다. 특히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로 떨어지면서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 5%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하고 있어 생보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장기적으로 금리인하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주요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5~2.7%대로 최저 수준이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평균 5~6% 인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오는 2022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 보험 대신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IFRS17에선 저축성 보험이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에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렸는데 저축성보다 보험료가 20%가량 싼 보장성 위주 영업은 보험료 수입을 줄여 수익이 줄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생보사들이 저축성 보험 영업을 대폭 줄여 지급보험금이 2조5000억원 늘면서 보험영업 손실이 4540억원(4.0%) 증가한 11조8260억원을 기록했다.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

손보사의 실적악화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의 상반기 누적 손해율이 84.7~103.6%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에서 보는 자보 적정 손해율 77~78%보다 약 10% 높은 수치다.

실손보험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10~140%다.

'문제인 케어'로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실손율이 급증, 상반기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판매를 통한 영업적자는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인 케어로 의료량이 급증했고, 급여화되지 않은 비급여항목 진료비가 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IFRS17 도입 재검토 목소리 커져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선 IFRS17 도입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IFRS17이 2022년 도입될 예정인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자본확충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보험사의 해외투자 비중은 총자산의 30% 이내로 제한돼 있다.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싶어도 이미 30% 한도까지 채운 보험사들이 있다.


손보사들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올해 이미 두 차례나 인상했기에 연내 추가 인상이 부담스러운 만큼 올해처럼 내년 초에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손보험료는 내년 초 당국과 논의를 통해 실손의료 보험료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