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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기업에 대한 우려↑…왜?

뉴시스

입력 2019.09.05 11:08

수정 2019.09.05 11:08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통매각시 인수가격 1.5조~2조원 안팎 추정 애경그룹, 자금 조달 의문 커…증권가,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높은 변동성 예상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정문으로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2019.08.3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정문으로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2019.08.3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을 함께 인수할 경우 2조원 안팎의 금액이 필요한데 무리한 인수를 추진할 경우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생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와 신주를 모두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구주 인수 대금은 4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신주 발행액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원칙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 IDT 등 6개 자회사를 함께 인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한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추산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3일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진행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는 총 5개의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미래에셋·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KCGI를 비롯한 사모펀드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잠재적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려왔던 SK·롯데·한화·GS·신세계·CJ그룹 등 대기업들이 모두 불참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본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재무상태 악화에 대한 우려는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애경그룹의 경우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인수할 경우 대한항공을 뛰어넘는 항공 그룹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자금이다. 애경그룹은 그룹내 보유 자금과 금융권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다만 돈을 빌려서 아시아나항공을 추진하는데다 부채 비율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을 보유하기 위한 금액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인수 후 재무구조 악화 현상의 원인이 될 소지가 높다.

제주항공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3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직후 제주항공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 이내 반등하며 전 거래일보다 450원 오른 2만4300원에 마감했다.

4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82%) 내린 2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5일에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인수를 했을 경우 시너지 측면에서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승자의 저주'를 의식한 이들의 투자금이 동시에 빠져나가면서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면세점과 호텔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항공과 물류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다수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다각화 방향성과 부합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가 인수를 한다고 해도 재무구조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지난 3일 전 거래일보다 3400원(9.43%) 내린 3만2650원까지 떨어졌다.
4일 0.77% 하락했지만 5일 0.31% 오르며 조정되는 분위기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HDC신라면세점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와 불안정한 잉여현금흐름 등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재무부담금, 재원조달 방안 등을 확인할 때까지 주가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 하락은 이 회사 선택에 대해 시장이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부문 확대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당분간 중립 이하의 흐름을 예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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