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국내銀, '포스트 베트남' 미얀마 공략 드라이브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5 18:09

수정 2019.09.05 20:46

文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 은행장들 대거 동참 
미얀마 시장 주목...높은 성장잠재력·은행업 진출문턱 완화 
현재 은행업 전면인가 받은 곳은 신한 뿐
우리·국민 등도 전면인가 전망 
기업금융 및 소액대출, 각종 맞춤형 특화상품 개발 등 진력 
국내銀, '포스트 베트남' 미얀마 공략 드라이브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계기로 국내 은행들의 '포스트 베트남'으로 미얀마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 당국에게 모든 은행업이 가능하도록 정식 인가를 받은 곳은 현재 신한은행 양곤지점이 유일하고,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의 지점은 소액대출 등 일부 업무만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개방정책을 지속 추진함에 따라 이들 은행도 이른 시기에 전면적인 은행업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시장 공략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미얀마 대통령 순방에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이 동행해 큰 관심을 모았다. 미얀마는 연간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상당수 진출해 있으며, 최근 해외자본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규제완화 등으로 각광받는 지역이다.


현재 미얀마 현지 당국에게 기업금융 등을 포함, 은행업을 정식으로 인가받은 지점은 신한은행 양곤지점 하나 뿐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신한은행 양곤지점엔 총 31명이 근무하고 있다. 기업금융과 FI(재무적 투자자) 영업이 주요 업무로, 한국계 기업 등 외투기업과 로컬기업 및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특히 지난 2018년 현지기업 영업 전면허용으로 로컬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내실 있는 성장전략 추진 및 장기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자산수익성 강화, 수익 기반 다각화, 미래 성장모델 구축을 전략방향으로 설정했다.

다른 은행 지점은 규제로 인해 소액대출과 할부금융 등 일부 업무만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개방 정책으로 조만간 다른 은행들에게도 추가적인 은행업 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국내 은행들의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의 '우리파이낸스 미얀마'와 우리카드의 '투투파이낸스'가 진출해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우리파이낸스 미얀마(영업점 41개)는 캄보디아 MFI(소액금융기관) 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 MFI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주요 영업전략으로 소액여신전문금융사를 설립, 향후 은행업 진출을 위한 리테일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는데, 현재 양곤과 네피도, 바고 등 주요 상업지역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고, 사업자금대출과 직장인대출, 할부금융(휴대폰) 등 맞춤형 특화상품도 개발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우량고객을 선별해 대출한도, 금리 등을 차별화하고, 휴대폰대출 취급점 확대 및 판매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또한 한국계 기업과 협업해 PPL(프라임파워론) 직장인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현지 보험사와 협업해 고액여신 취급 고객의 BWF(대출금의 1% 금액을 보험사에 펀딩, 차주 사망시 보험금으로 대출금 상각) 활용 보험가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 총 15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소액대출과 주택자금대출 결합을 통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양곤과 네피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추후 은행업 추가 인가를 받은 후엔 '리브 KB 캄보디아'에서의 디지털 노하우를 적극 활용, 단기간내 디지털 뱅킹을 통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현지인 대상 소액대출 사업 강화 및 투자설명회 개최, 현지 사무소의 정식지점 전환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얀마는 아세안 경제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높은 소비시장 잠재력 등을 기반으로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라며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이른 시기에 은행업 진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국내 은행들에게는 동남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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