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우리는 현재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접한다. 수많은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에 떠돌아다니며 우리의 머릿속으로 침투한다.
이런 영상 콘텐츠들이 우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을 고찰하는 주제기획전 '미디어펑크: 믿음·소망·사랑'은 1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우리는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영상을 보면서 정보를 습득한다. 또한 과거에 정보를 얻는 매체였던 텍스트나 정지된 이미지보다 영상을 더 많이 신뢰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영상들이 얼마나 편집됐는지를 우리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가짜뉴스도 이런 영상들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알면서도 영상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생각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점점 더 강해져만 간다.
전시에는 영상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와 사회 안에서 옳다고 믿어지거나 굳어져 작동하는 개념들을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작품들은 파편화된 이미지와 사운드, 뒤집힌 서사를 나열하면서 모순된 사회 구조를 드러낸다.
미술관은 1층과 2층을 구분해 다른 느낌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1층에는 밝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구성된 작품들이 전시되고, 2층은 어두운 공간으로 꾸며져 과연 영상이 우리를 밝은 미래로 이끌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최윤 작가와 뮤지션 이민휘의 작품이 우리를 반긴다. 둘의 협업으로 제작된 '오염된 혀'에 대해 최윤 작가는 9일 "바이럴마케팅 등 진실을 뒤로 한 채 빨리 퍼지는 공동의 믿음이나 이념 등을 6개의 노래와 장으로 나눠 구성했다"고 말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코스튬 뒤에는 교육된 애국심에 대한 의심이나 허상의 언어로 가득한 미래에의 희망, 생존을 빙자한 희생의 강요 등 오늘날 당면 문제들이 노래와 선전 문구 등으로 풍자된다.
이어 웹아트 1세대 작가인 노재운의 '보편영화 2019'를 만날 수 있다. SNS 환경을 대표하는 정사각형 프레임 공간 안에 웹 영상과 돌과 같은 오브제를 배치한다. 중앙에 있는 거울로 된 전시물이 방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비추면서 우리가 이미지를 활용하고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콜렉티브 그룹인 파트타임스위트의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지만 정작 그 기대와는 정반대에 놓이게 되는 VR영상을 볼 수 있다. 사회가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신도시나 재개발지에서 촬영된 영상이지만 관객들은 지하벙커, 공사장 뒤편, 쓰레기 처리장 등 폐허를 만나게 된다.
2층에는 김웅용의 '웨이크'(WAKE), 김해민의 '두 개의 그림자', 함정식의 '기도'(퍼포먼스 버전)가 전시된다. 작품들은 우리가 보고 듣는 영상을 아무 비판의식 없이 순응하면서 당연한 이미지로 받아들이면서 겪는 문제들을 드러낸다.
영상을 통해 본 것이 내가 실제로 경험했다는 생각으로 굳어지는 문제나 영상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가졌을 때의 문제 등을 기독교와 무속신앙, 허름하고 어두운 동네와 빛 등이 충돌하는 모습 등으로 다룬다.
김미정 큐레이터는 "전시명은 주류문화를 전복하는 문화운동인 펑크(Punk)와 우리의 영상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담긴 풍경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가공된 영상에 의해 진실을 체크할 수 없는 상황을 무심코 지나쳤을 때의 문제를 질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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