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식품업계의 '뉴트로' 마케팅이 온라인 상의 '언어 유희' 문화와 결합하며 '패러디 광고'로 진화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드립(말장난, 언어 유희)' 문화와 온라인 상에서 인기 있는 중년 배우, 과거 스포츠 스타를 기용해 신선함을 덧입히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광고 모델로 1990년대 농구계를 호령했던 '농구 대통령' 허재를 발탁했다. 허재는 최근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광고에서 허재는 제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불닭이야?"에 이어 "이게 불고기야", "이게 치즈가든이야"라고 외친다.
도미노피자는 또 허재의 이름이 "~하지?"의 사투리인 "~허제?"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도미노 취존허재' 초성퀴즈 이벤트도 진행했다. 역시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를 활용한 온라인 상에서의 언어 유희를 마케팅에 적용했다.
버거킹은 모델로 중년 배우 김영철에 이어 김수미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또 다시 화제를 모았다. 이는 매출로도 이어져 김수미가 선전한 통모짜와퍼를 포함한 통모짜 시리즈는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개를 돌파했다.
광고는 제품의 주 재료인 '모짜'와 발음이 비슷한 '못 자'를 광고 대사에 활용해 "이 맛에 통 못 자"라는 언어 유희 유머 코드를 선보였다. 이 대사는 김수미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밀레니얼 세대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앞서 버거킹은 '사딸라(4달러)'라는 대사로 유명한 배우 김영철을 발탁해 '올데이킹'(ALL DAY KING)'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슈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할을 맡은 김영철이 협상 과정에서 하는 대사인 '사딸라'는 온라인 상에서 유머 콘텐츠로 유행했다. 이를 '4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데 활용한 것인데,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자 올데이킹 광고 영상을 자유롭게 패러디할 수 있는 온라인 공모전도 열었다.
업계는 중년 배우와 스포츠 스타를 활용함으로써 '복고'와 '언어 유희'를 한 데 모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뉴트로(Newtro)'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지는데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 활동 영역인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기 좋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유명 배우나 아이돌 스타를 기용해 제품 특성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세대가 만들어낸 문화를 적극 활용, 더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진화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동원참치 광고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를 적극 활용해 중독성 있는 CM송을 삽입한 동원참치 광고는 온라인 누적 조회 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 입어 동원 F&B는 '동원 양반김' 광고에도 1989년 양반김 광고에 삽입했던 CM송을 다시 등장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뉴트로 트렌드는 젊은 층에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며 그들끼리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에 이슈 만들기에 좋다"면서 "동시에 기존 세대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마케팅으로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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