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폐광산 지하공동 실측 장비로 도심지 싱크홀 미리 막는다[현장르포]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5 18:43

수정 2019.09.25 18:43

안전산업박람회 'SOC안전존'
광해공단 'MIRECO EYE' 눈길
작년 싱크홀 106개 발견하기도
한전, 노후 변압기 진단키트 출품
한국광해관리공단 기술연구소 김수로 차장이 공단이 개발한 지하공동(싱크홀) 규모와 모양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MIRECO EYE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한국광해관리공단 기술연구소 김수로 차장이 공단이 개발한 지하공동(싱크홀) 규모와 모양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MIRECO EYE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잦은 도심 싱크홀, KT공동구 화재, 고양 열수송관 파열 등 노후화된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인한 대형사고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경제발전계획에 따라 1970년대에 집중 건설된 SOC 시설들이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탓이다.

올해 5회째를 맞는 '2019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가 댐, 발전소 등 각종 SOC시설을 담당하는 10여개 공사·공단과 SOC시설 건설에 필요한 기술·제품을 보유한 20여개 중소기업이 모인 'SOC안전존'을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이유다.

■'만능 눈'으로 싱크홀 정확히 파악

25일 오전 고양시 킨텍스에서 3일간 여정의 막을 올린 안전산업박람회의 'SOC안전존'을 찾았다.
먼저 올해 처음 신설된 '2019 K-SAFETY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부스를 방문했다. 폐광산을 관리하고 훼손된 지점을 복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광해공단은 지하공동(싱크홀) 내부의 규모와 모양을 지표면에 작은 구멍만 뚫어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장비를 개발했다.

광해공단 기술연구소 김수로 차장은 "폐광산의 존재를 모르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가 무너진 사례가 있어 이 기술을 개발해 지하 내부를 측정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도심지 싱크홀 예방을 위한 정밀조사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크홀의 규모와 모양은 도로 표면을 들어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었는데 공단이 개발한 'MIRECO EYE 시스템'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MIRECO EYE'가 직경 2인치의 구멍으로 들어가 레이더, 초음파, 영상 등으로 지하 공간의 크기, 생김새를 정확히 측정한다. 서울시와 함께 작년에만 106개의 싱크홀을 발견하고 41곳에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한국전력공사는 부스에서는 실험실에서 볼법한 시험관과 분석 장비가 눈길을 끌었다. 변압기의 노후화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진단키트'다. 변압기 노후화를 확인하기 위해선 해체하거나 내부 절연유를 뽑아 연구소에 보내 노후 정도를 측정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전력공사 임병훈 대리는 "연구소에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노후화를 즉시 측정할 수 있다"며 "비용은 80만에서 4~5만원으로 기간은 3~4일에서 단 10분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노후 SOC 대책 적어

다만 '공사·공단 등의 노후 SOC점검·진단 툴'을 소개하겠다는 SOC 안전존의 취지와 무색하게 관련 내용이 매우 적었던 점은 아쉬움이 컸다. 대부분 공사·공단이 본사 안전관리시스템 전반과 노동자 안전 대책을 위주로 소개했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이쪽(산업안전)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SOC안전존의 각 부스를 방문하며 노후화된 시설물에 대한 대책·정책을 문의하자"아직 준비하지 않았다"는 대답을 하거나 별도로 준비된 자료가 없어 구두로 내용을 설명하는 일이 잦았다.

SOC안전존 입구에 노후화로 인한 사건·사고의 사례로 KT지하 공동구 화재를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안전존 인근의 KT 부스에는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던 점도 '옥에 티'였다.
특히 안전존 입구 판넬에 KT지하 공동구 화재와 함께 소개된 고양 저유소 화재, 백석역 열송수관 파열 등 세 사례 모두 '사고명'과 '사진'이 다르게 표시돼 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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