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열린 '조커'의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토드 필립스 감독은 영화의 사회적 의미와 영화 '조커'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 '조커'는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여한 작품이다.
필립스 감독은 "이 영화가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코믹스 영화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너무나 기뻤다. 사실 장르를 완전히 전복시켰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톤의 영화였다. 또한 호아킨의 연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황금사자상을 수여한 소감을 밝혔다.
극의 주연인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에서 코미디언을 꿈꾸며 항상 소통을 갈구하지만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을 연기했다. 영화는 아서가 희대의 악당 '조커'가 돼가는 과정을 그린다. 피닉스는 이전의 조커들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조커'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이전 조커 연기자들을 최소한으로 참고하고자 노력했다.
피닉스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을 봤다. 저희는 독특하고 특별한 조커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의 영화나 전임자들을 많이 참고하지 않으려고 했다. 토론토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기 전까지 조커라는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인지 몰랐다. 사실 감독님이 굉장히 독특하게 '조커'의 세계를 이해하고 있었고, '조커'를 새롭게 탄생시켜 줘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극 중 아서의 공책 속에 적힌 '나의 죽음이 삶보다 가치 있기를'이란 문구는 자주 카메라 속에 등장한다. 이에 대해 필립스 감독은 "대사에 대한 해석은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스펠링이 잘못돼 있다. 번역이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다. 아서가 삶에 대해 가진 비관적 관점을 보여주려 했던 것도 있고, 아서가 세상을 떠날 때 어떤 의미를 지닐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열린 결말의 형식을 띤다. 필립스 감독은 "사람들이 각자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다. 그 재미를 망치고 싶지 않다. 아서의 머릿 속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후속작을 위해 남겨두고 싶기도 했다"라고 후속작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필립스 감독은 '행오버' 시리즈를 연출하는 등 코미디 장르를 오랫동안 해왔다. 그는 자신에게 코미디 장르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사람들을 웃기는 과정은 쉽지 않다. 호아킨 배우가 극 중 무대에 올라서 코미디를 하고 사람들을 웃기려고 한다. 그는 그것을 실패할 것을 안다. 아서가 극 중에서 코미디언을 하고자 하는데 광대로만 남게 된다. 이 영화는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탐험이다. 희극과 비극 간의 경계선을 살펴보는 영화기도 하다"라고 영화 '조커'가 코미디 장르로서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필립스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미국에서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기생충' 같은 경우 많은 사람이 얘기하고 있어 꼭 보고 싶어하는 영화다. '옥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봤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옥자'를 추어올렸다.
마지막으로 필립스 감독은 영화를 볼 한국 관객에게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 감사하다. 전 세계적으로 그랬던 것 만큼 한국 관객분들도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떠나실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고민할 만한 것들을 얻어서 나갔으면 좋겠다. 후에 한국에 방문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토드 필립스의 연출과 호아킨 피닉스의 호연이 빛나는 영화 '조커'는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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