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홍준표도 조국이 사시 떨어졌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7 15:11

수정 2019.09.27 15:11

'조국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한 노인
사시 낙방설 근거 묻는 재판부에 이 같이 답변
"의문 많은데 1심서 입증조차 안해"..검증 요청
재판부, 10월 25일 항소심 선고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조국 법무부 장관(54)에 대한 허위비방 글을 퍼나른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70대 노인이 항소심에서 “홍준표도 (조국이) 사실에 떨어졌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게시한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황모씨(73)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국 장관이 사법시험에 떨어졌다고 객관적으로 믿을 만한 자료가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황씨는 지난해 2월 지인으로부터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받아 이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조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로 조 장관은 민정수석 시절 직접 황씨를 고소했다.

그가 올린 글에는 조 장관과 관련해 △사법고시 3번 낙방 △서울법대 학장(안경환 교수)에 대한 로비로 교수 채용 △민정수석 시절 검찰·경찰 지휘해 전 정부요인의 구속 기획 등의 의혹이 담겼다.



앞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 장관이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도 사시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해 1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을 겨냥해 “사시를 통과하지 못한 분풀이로 권력기관을 개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조 장관은 단 한 번도 사시에 응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재판부가 “조 장관 본인도 사시를 보지 않았다는데, 떨어졌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황씨는 “(인사청문회 등에서의)답변 태도나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전부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응시여부를 확인할 자료는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씨 측 변호인은 “출처를 밝히고 단순히 퍼온 글을 게재한 것으로 게시글이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 만약 허위더라도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황씨는 최후진술에서 “제 의견을 쓴 것도 아닌데, 내용상 ‘놈’자를 ‘자’자로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비방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며 “세 가지 지적이 옳은지 아닌지 의문이 많은데 입증조차 안했다”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끝으로 심리를 마무리 한 뒤 내달 25일 황씨의 항소심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앞서 황씨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도 “출처나 직접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글을 게시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황씨는 즉시 항소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