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지진방재정책과 박광순 과장
가이드라인 배포해 업무효율성↑
2차 적정성 검토 내년 1월 마무리
"지진법 개정안, 국회 통과되길"
가이드라인 배포해 업무효율성↑
2차 적정성 검토 내년 1월 마무리
"지진법 개정안, 국회 통과되길"
2017년 포항 지진으로 필로티 건물을 떠받치던 1층 기둥들의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앙상한 철근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3층 이상 필로티 건물엔 반드시 내진시공을 하도록 했지만 설계에만 반영해놓고 현장 시공 땐 적용하지 않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메꾸기 위해 공사 현장을 영상으로 남겨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지진방재정책과 박광순 과장(사진)은 이 같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설계코자 2017년 6월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내진분야 전문가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국내 처음으로 실시된 교량 내진성능 평가업무를 시작으로 줄곧 지진업무를 담당해왔다.
지난 24일 세종시 행안부 본관에서 만난 박광순 과장은 "국내 건축물의 내진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공단에서는 한계가 있어 공직에 입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공공시설물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업체의 경험과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담당 공무원의 인식·이해도도 낮아 내진보강이 부실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작년 12월 말 기준 공공 내진성능 확보율은 62.3%다. 제2차 지진방재종합계획을 세워 2035년까지 공공부문 내진성능 보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자칫 허수들이 통계성과에 포함될 수도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박 과장은 먼저 내진보강사업의 정당한 대가를 산정할 수 있는 기준과 평가업무 표준안을 마련했다. 그는 "2000만원 이하 사업은 수의계약이 가능해 꼼꼼한 검토 없이 싼 가격에 지역업체에 일을 주거나 내진성능 평가와 보강설계를 같은 업체에 맡겨 불필요한 보강공사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회사가 평가·설계를 같이 하면 공사를 따내기 위해 내진보강이 필요 없는 경우에도 필요하다고 속일 유인이 크다.
그는 "내진보강 대상 공공시설물 33종별로 공정절차에 따른 과업범위와 기준인원을 고려한 대가 산정기준을 정하고 평가와 설계를 분리 발주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탓에 발생하는 부실사업을 막고 업무수행 절차를 제시해 내진담당자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완료된 내진보강사업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다시 들여다보는 일도 박 과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다. 공직에 들어오기 전 시설물 내진성능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들을 많이 목격했던 경험이 정책 추진의 배경이 됐다. 작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내진보강사업 200건을 선정해 1차 적정성 검토 사업을 진행했다.
박 과장은 "내진성능평가 프로그램에 철근이 실제 시공된 것보다 촘촘하게 들어간 것으로 입력한 탓에 내진 성능이 과도하게 측정된 경우도 있었다"며 "내진보강이 필요하지만 보강이 이뤄지지 않아 지진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2층 건물의 내진성능을 평가한 자료를 보고 직접 찾아가보니 3층 건물이었던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올해도 지난 6월부터 2차 적정성 검토에 돌입했고, 내년 1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지진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통과가 안 된 상태다. 곧 국회 회기가 끝나가는 터라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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