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강원도 화천군에서 고려시대 육각형 금당지가 최초로 나왔다.
화천군과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사업으로 화천 추정 계성리사지 유적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추정 계성리사지는 고려 전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산지가람의 사찰이다. 신라 말 고려 초의 일반 평지가람 배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조사결과, 중심사역은 남북축선을 기준으로 중문지, 석탑지, 동·서 석등지, 금당 추정 육각형 건물지가 위치하는 1탑 1금당 가람배치가 뚜렷했다.
특히 국내 절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평면 육각형 건물지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고려 전기에 조성된 건물지는 가람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되는데, 육각형 기단에 고맥이 초석을 사용했다.
기단 한 변 길이는 약 5.4~5.7m, 적심 지름은 약 1.8~2.2m이다. 면적은 기단을 기준으로 약 88.2㎡이다. 이후 조선 시대에 가서 평면 방형으로 재건됐다. 정면 3칸, 옆면 3칸으로 면적은 약 132.7㎡이다.
건물지 중앙에는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할석)이 깔려 있어 불상의 불대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육각형 법당지는 현재 북한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도 있다. 이 정양사의 육각형 법당지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배치되어 있어 비교 짐작이 가능하다.
제3호 건물지 내에서 확인된 고사리 무늬인 궐수문이 조각된 타원형 석조화덕시설은 그 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고려 시대 화덕시설 중 가장 화려하고 격조가 높다. 이는 고려 시대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 유구로 볼 수 있다.
사찰 창건과 관련, 고려 전기 관리인 최사위(崔士威)의 묘지명에 계성사, 계성사와 유사한 사찰로 알려진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창건에 각각 관여한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계성사, 정양사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해 법당, 석탑, 석등이 축조되어 유사한 양상을 띄는 것으로 보아 최사위가 두 사찰을 거의 같은 설계구도로 대부분 건축물을 조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추정 계성리사지 주변 시굴조사를 통해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장은 10월 1일 오후 2시 공개된다.지난해 1차 발굴에 이어 6월10일부터 시작한 2차 발굴은 10월4일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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