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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사지서 국내 최초 육각형 금당지 확인

뉴시스

입력 2019.09.30 11:31

수정 2019.09.30 11:31

화천 계성리사지 중심사역 전경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중심사역 전경 (사진 제공: 문화재청)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강원도 화천군에서 고려시대 육각형 금당지가 최초로 나왔다.

화천군과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사업으로 화천 추정 계성리사지 유적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화천 계성리사지 1호 건물지(방형:조선시대) 조사 후 전경(1차 발굴-2017년)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1호 건물지(방형:조선시대) 조사 후 전경(1차 발굴-2017년) (사진 제공: 문화재청)

추정 계성리사지는 고려 전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산지가람의 사찰이다. 신라 말 고려 초의 일반 평지가람 배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조사결과, 중심사역은 남북축선을 기준으로 중문지, 석탑지, 동·서 석등지, 금당 추정 육각형 건물지가 위치하는 1탑 1금당 가람배치가 뚜렷했다.



화천 계성리사지 고맥이 초석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고맥이 초석 (사진 제공: 문화재청)

특히 국내 절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평면 육각형 건물지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고려 전기에 조성된 건물지는 가람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되는데, 육각형 기단에 고맥이 초석을 사용했다.

기단 한 변 길이는 약 5.4~5.7m, 적심 지름은 약 1.8~2.2m이다. 면적은 기단을 기준으로 약 88.2㎡이다. 이후 조선 시대에 가서 평면 방형으로 재건됐다. 정면 3칸, 옆면 3칸으로 면적은 약 132.7㎡이다.

건물지 중앙에는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할석)이 깔려 있어 불상의 불대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천 계성리사지 3호 건물지(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3호 건물지(사진 제공: 문화재청)

육각형 법당지는 현재 북한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도 있다. 이 정양사의 육각형 법당지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배치되어 있어 비교 짐작이 가능하다.

화천 계성리사지 3호 건물지 화덕시설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3호 건물지 화덕시설 (사진 제공: 문화재청)


제3호 건물지 내에서 확인된 고사리 무늬인 궐수문이 조각된 타원형 석조화덕시설은 그 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고려 시대 화덕시설 중 가장 화려하고 격조가 높다. 이는 고려 시대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 유구로 볼 수 있다.

화천 계성리사지 1호 건물지(육각형:고려시대) 조사 후 전경(2차 발굴-2019년)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화천 계성리사지 1호 건물지(육각형:고려시대) 조사 후 전경(2차 발굴-2019년) (사진 제공: 문화재청)


사찰 창건과 관련, 고려 전기 관리인 최사위(崔士威)의 묘지명에 계성사, 계성사와 유사한 사찰로 알려진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창건에 각각 관여한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계성사, 정양사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해 법당, 석탑, 석등이 축조되어 유사한 양상을 띄는 것으로 보아 최사위가 두 사찰을 거의 같은 설계구도로 대부분 건축물을 조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추정 계성리사지 주변 시굴조사를 통해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장은 10월 1일 오후 2시 공개된다.
지난해 1차 발굴에 이어 6월10일부터 시작한 2차 발굴은 10월4일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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