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능력중심 블라인드채용 강화… ‘친인척 제한’ 속도 내겠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30 18:01

수정 2019.09.30 18:01

고용부, 채용비리 근절대책 발표
집중신고 기간 ‘채용절차법' 안착
피해자에겐 ‘재시험 기회’도 부여
‘이해충돌방지법’ 추가 개선 고민
비정규직도 ‘사전심사’ 도입 검토
감사 결과 후속조치 이행도 약속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첫번째)과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채용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9월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첫번째)과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채용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9월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공공기관 불공정 채용이 재연되지 않도록 추가대책을 마련한다. 감사원이 9월 30일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실시한 공익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들 5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자 3048명 가운데 333명(10.9%)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등 불공정 의심사례들을 적발했다.

정부는 불공정 채용에 대한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해 개정된 채용절차법을 안착시키고, 채용과정 중 부당한 행위로 발생한 피해자에겐 공정한 재시험 기회도 부여할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과 정부 합동브리핑을 열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향후 정부 차원의 채용비리 근절방안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상세히 분석해 감사원 지적사항과 유사한 불공정 채용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공공기관 채용이 능력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블라인드채용을 안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블라인드채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 가족관계, 학력사항, 신체적 조건 등 기재하지 않도록하고 면접 시에도 응시자 인적사항에 대한 질문을 금지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10월 중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개정 채용절차법은 구직자 본인과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개인정보 요구와 수집을 금지하며 채용과 관련된 부당한 청탁·압력·강요 및 금품 수수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어길 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고용부는 비정규직 채용도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감사원 결과는 정규직으로 전환됐던 무기계약직이나 비정규직 중 일부가 불공정한 경로로 입사한 사례 등이 적발된 것이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채용비리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헌수 공공노사정책관은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도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때 활용하는 '사전심사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투명한 채용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정 권익위 위원장은 "고위공직자 및 채용업무 담당자의 가족 채용을 금지하도록 하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추가적인 개선사항이 있는지도 촘촘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권익위가 추진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은 경쟁채용 방식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제외하고 기관장이나 고위공직자, 채용부서에 있는 직원들은 친인척 채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위원장은 "채용비리는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 등 구직자들의 정당한 일자리를 앗아가고 상실감을 초래하는 반사회적 범죄이자 대표적인 생활적폐"라면서 "오늘 공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신속한 후속조치 이행도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비리 연루자는 비리 경중에 따라 엄격한 처벌과 징계를 진행하고, 피해자들에게는 공정한 재시험 기회를 부여해 비리로 인한 억울함과 상실감이 남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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