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물가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정부는 "디플레 아냐"(종합 2보)

뉴시스

입력 2019.10.01 10:04

수정 2019.10.01 10:04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 물가지수 105.20…'0.4%' 하락 "농산물·무상 교육 정책 때문" 무·상추·파·학생복·고교납입금 가격 전년 比 30% 넘게 떨어져 "소비 부진 의한 디플레 아냐" 기재부도 "일시 요인" 선 그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최근 주류와 과자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과자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등의 공장 출고가 인상에 따라 롯데제과 역시 몇몇 제품을 인상했다. 2019.06.02. yesphoto@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최근 주류와 과자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과자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등의 공장 출고가 인상에 따라 롯데제과 역시 몇몇 제품을 인상했다. 2019.06.02. yesphoto@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김진욱 위용성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통계청이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5.20(2015=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105.65)보다는 0.4% 내렸고 지난달(104.81)에 비해서는 0.4% 올랐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마이너스 물가의 원인으로 '농·축·수산물'과 '무상 교육 정책' 등을 들었다. 실제로 지난달 품목 성질별 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이 물가를 0.70%만큼 끌어내렸다. 농산물 몫이 -0.69%다. 석유류가 -0.26%로 두 번째다. 공공서비스(-0.17%), 집세(-0.02%)도 하락에 기여했다.

이 과장은 "기상 여건이 양호해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폭염으로 8월 9.3%, 9월 14.9% 등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8월에는 11.4%, 9월에는 13.8% 하락했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2015=100)으로 지난해 9월(105.65) 대비 0.4% 하락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2015=100)으로 지난해 9월(105.65) 대비 0.4% 하락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무(-45.4%), 상추(-37.1%), 파(-35.7%), 토마토(-28.4%), 배추(-16.7%) 등 품목의 전년 동월 대비 하락 폭이 컸다.

무상 교육을 시행하면서 교육 부문에서도 전반적인 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학교급식비(-57.8%), 남자학생복(-44.4%), 여자학생복(-42.0%), 고등학교납입금(-36.2%), 교과서(-25.2%) 등이다. 지출목적별로 봐도 교육은 전년 동월 대비 0.8%, 전월 대비 1.7% 하락했다.

이 과장은 "지난달 무상 교육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 등이 물가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소비 부진에 의한 디플레이션(Deflation·지속적인 물가 하락)은 아니라고 통계청은 강조했다. 최초의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긴 했으나 이는 고교 무상 교육 정책(-0.17%포인트(p)), 농산물 기저효과(-0.16%p) 등 정책적·일시적 요인의 여파라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의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물가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산출하는 근원물가지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원물가지수로 활용하는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0.5%에 불과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지난 1999년 9월(0.3%),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0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01. ppkjm@newsis.com

'근원물가지수가 낮은데도 소비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는 출입 기자단의 질문에 이 과장은 "고교 납입금, 학교 급식비 등이 하락하면서 (공공)서비스 부분 기여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면서 "소비 부진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공급자 측 영향이 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마이너스 물가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동곤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9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이유는 수요자 측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 등 공급자 측 요인의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면서 "지난달에는 양호한 날씨에 따른 작황 호조로 농산물 가격이 떨어졌고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저물가 흐름은 공급자 측 요인과 정책 요인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기저효과 등 특이 요인이 완화하는 연말에는 물가 상승률이 0%대로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물가 상·하방 요인 등 흐름을 점검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지난달 돼지고깃값은 전월 대비 5.9% 상승했다. 이 과장은 "이는 지난달 25일 마지막 조사한 결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3.7% 하락했다"면서 "향후 ASF 확산 여부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의 등락이 결정될 것 같다.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str8fwd@newsis.com, u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