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벼랑 끝에 몰린 수원과 벼랑 아래를 아는 화성…그 승자는

뉴스1

입력 2019.10.02 06:30

수정 2019.10.02 06:30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시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 화성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에서 화성 문준호가 슈팅을 하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시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 화성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에서 화성 문준호가 슈팅을 하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 2019년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무대에 오를 두 팀이 2일 밤 결정된다. 그 어느 때보다 하위 리그 클럽들의 반란이 거센 가운데 '기적'이 연장될 수 있을 것인지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향한다.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이 2일 오후 상주상무와 대전코레일(상주시민운동장, 19시 킥오프), 수원삼성과 화성FC(수원월드컵경기장, 19시30분 킥오프)의 대결로 펼쳐진다.

상주와 대전코레일은 1차전에서 1-1로 비겼고 수원과 화성의 경기는 화성FC의 1-0 승리로 끝났다.
최상위리그인 K리그1 클럽(수원, 상주)들이 내셔널리그(대전코레일)와 K3리그 팀(화성FC)에 혼쭐이 난 셈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관심은 수원과 화성의 경기에 집중된다.

근래 한국 축구계의 가장 큰 화제는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연출하고 있는 화성FC의 FA컵 돌풍이다. '칼레의 기적'이란 지난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4부리그 소속의 아마추어 클럽 칼레가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것을 일컫는 말인데, 화성FC가 버금가는 파장을 만들고 있다.

현재 한국 시스템 상 4부리그 격인 K3리그 클럽이 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화성은 지난달 18일 화성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4강 1차전에서 전반 23분 터진 문준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 자체로도 대단한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지만, 아직 결승 진출 팀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절실한 팀, 동시에 부담이 큰 팀은 아무래도 수원이다. 수원에게 FA컵은 마지막 비빌 언덕이다. 정규라운드(33라운드) 종료까지 단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수원은 이미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25일 울산현대에 0-2, 28일 전북현대에 역시 0-2로 패한 수원은 오는 6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상위 스플릿, 바뀐 명칭으로 '파이널 A'에 올라갈 수 없다.

수원 팬들의 실망이 분노로 진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수면 아래에 있는 것은 FA컵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FA컵 우승으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동시에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이임생 감독이나 선수들도 어느 정도 빚을 갚을 수 있다.

팀의 기둥인 베테랑 염기훈은 "팬들을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한다. 우리가 못할 때는 질타도 많이 받지만, 그래도 팬들은 항상 우리를 응원한다"면서 "그런 팬들을 위해 FA컵에서 꼭 우승해야한다. 우리의 간절함이 더 크다"고 각오를 피력한 바 있다. 그야말로 배수진이다. 하지만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모색하고 있던 화성FC의 목마름이 작다고 보기도 어렵다.

FC서울, 울산현대, 인천유나이티드 등 프로무대에서 10년 넘게 뛰다 현재 화성FC에서 재기를 노리는 김동석은 "수원과의 경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향할 경기다.
후배들에게 이 무대보다 더 좋은 (입단)테스트는 없다고 말했다"면서 "나도, 선수들도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뛰겠다. 어느 정도 부담도 있지만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재밌게 한번 뛰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려한 길을 걷다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수원삼성이고 축구 인생 전체를 볼 때 그 벼랑 아래로 떨어져봤을 선수들도 모여 있는 화성FC다. 과연 누구의 절실함이 더 클까.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