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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조업지수, 10년여만에 최저…유럽·아시아 둔화세 악화

[파이낸셜뉴스]

미 제조업지수, 10년여만에 최저…유럽·아시아 둔화세 악화
미 ISM 제조업 지수 추이 (회색은 경기침체 구간) /사진=ISM, WSJ

미국 제조업지수가 10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제조업 지수 역시 둔화세가 악화됐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전세계 교역 성장률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속에 세계 경기둔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짐에 따라 이달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동결을 점치던 금리선물시장은 급속하게 금리인하 전망으로 말을 갈아탔다.

연준 금리인하 전망 확대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지수는 47.8로 8월 49.1보다 더 떨어졌다. 2009년 6월 이후 10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월 제조업지수가 기준선 50을 밑돌면서 둔화로 방향을 튼 뒤 두달 내리 내리막 길을 가고 있다.

10여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제조업지수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FF금리 목표치가 0.25%포인트 추가 인하될 확률을 63%로 높여 잡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우려 때문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55% 이상으로 점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제조업지수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금리인하 확률이 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봤다.

경기둔화 우려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압도하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로 다시 방향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 높아졌음을 뜻한다.

유럽·아시아, 둔화세 강화
유럽과 아시아 지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하강세가 심화하고 있다.

이날 IHS 마킷이 발표한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제조업 PMI는 둔화세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은행(BOJ)이 발표한 9월(3·4분기) 기업단기경기관측(단칸)지수는 +5를 기록해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6년여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까지 겹친 영국은 제조업지수가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연속 하향세를 기록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제조업지수는 2012년 10월 이후 약 7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IHS 마킷 수석 기업경제학자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들의 낙관은 7년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고 우려했다. 윌리엄슨은 "무역전쟁 우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조짐, 브렉시트를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에 이어 오는 24일에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호주준비은행(RBA)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떨어뜨려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책정했다. 올들어 3번째 금리인하다.

WTO "세계 교역성장률, 10년만에 최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도 미 제조업 둔화가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은 탓에 빚어진 달러 강세때문이라며 연준을 공격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미 제조업 둔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역전쟁에 따른 교역 둔화가 제조업 활동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교역전망은 이날 추가 하향조정됐다.

WTO는 올해 전세계 교역 증가율이 지난해 3%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이는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 증가율이 된다.

세계 교역증가율은 내년에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WTO는 전제조건을 걸었다. "더 정상적인 교역관계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합의 등 각국간 무역마찰이 해소되지 않으면 교역 성장세 역시 내리막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비관이다.

WSJ은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을 무역마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교역성장 둔화는 투자와 일자리 감소 우려도 낳고 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수출을 위한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 필요한 노동자들을 적게 고용할 것이어서 일자리 창출 역시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