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언젠가 이런 날 올줄 알았다" 이춘재 자백하게 한 '라포트'는?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2 15:43

수정 2019.10.02 15:43

"가석방 물 건너 간 이춘재, 자랑하듯 이야기했을 것"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씨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자백했다. 경찰 접견 조사 초기만 해도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던 이씨에게 돌연 심경 변화가 온 것.

2일 경찰에 따르면 이 씨의 자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라포르(Rapport)'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수사진행 브리핑에서 "프로파일러들과 9차례 접견조사를 받은 이씨와의 사이에서 '라포르'가 형성된 것이 (이씨의)자백을 받아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씨가 알려진 살인사건 수보다 많은 14건의 살인과 성폭행을 털어 놓은 것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하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춘재 자백에는 라포르 형성이 주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포르(Rapport)는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그 사이에서 충분히 감정적,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상호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다.


조사관(프로파일러)은 조사자가 구체적인 진술을 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기억의 정확성을 높인다. 장기간 면담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하므로 긴 시간 동안 진술을 경청해야 한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전국에서 차출된 9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같이 이씨와 접견해 압박과 회유를 반복하며 라포르 형성해 힘썼다.


라포트 방식 외에도 1986년 12월14일 발생한 4차 사건의 용의자 DNA와 이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도 이 씨의 자백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DNA라는 명백한 증거가 나온 가운데 아마 부인하는 게 소용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가석방이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춘재는 프로파일러의 호소에 자랑하듯이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춘재 #라포르 #화성연쇄살인사건 #자백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