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2차원 반도체 상용화 앞당길 양자측정기술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2 16:15

수정 2019.10.02 16:15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2차원 반도체 물질의 양자전기물성 측정결과를 검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2차원 반도체 물질의 양자전기물성 측정결과를 검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를 앞당길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스핀트로닉스와 같은 무궁무진한 미래 기술의 기반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는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첨단소재인 2차원 반도체성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SC-TMD) 화합물의 양자전기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이론적 예측으로 밝혀온 물리적 특성 값들을 정확한 측정으로 규명함해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의 정수용 책임연구원은 "원자결함 제어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폭넓게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원자결함상태의 에너지 분포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원자결함을 제어해 반도체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가변 반도체 개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황화텅스텐, 이황화몰리브덴 등이 대표하는 SC-TMD 물질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유사한 2차원 물질이다. 그래핀의 장점인 우수한 물리화학적 특징은 물론, 반도체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 산업 응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SC-TMD 물질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 반도체 기술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물질 자체가 가진 물리적 성질에 대한 비밀이 명확히 풀리지 않아 상용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SC-TMD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원자결함은 '양날의 검'과 같다. 원자결함이 만드는 결함상태(defect state)는 물질의 도핑 정도를 조절하고 'P형', 'N형'과 같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지만, 동시에 전자 이동도를 억제하는 등 성능을 저해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즉, 원자결함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만 있다면 SC-TMD 물질은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신개념 소자로 탄생할 수 있다.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육각질화붕소 박막, 흑연, 그래핀, SC-TMD 등의 2차원 물질이 적층된 수직이종접합 구조를 제작, 전자터널링분광법을 이용해 SC-TMD에 대한 양자전기물성을 정확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밴드갭과 엑시톤 등 SC-TMD의 고유 물성값은 물론, 원자결함상태의 기원과 영향력까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한 측정 이후, 이론적 검증방법인 제일원리계산을 통한 해석으로 측정값의 신뢰성을 극대화했다.


KRISS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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