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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윤지온 "스스로 당당한 배우 되고파"(인터뷰)

뉴스1

입력 2019.10.04 15:45

수정 2019.10.04 15:45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배우 윤지온이 4일 서울 종로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윤지온이 JTBC '멜로가 체질'을 만난 건 정말 우연과 우연이 겹쳐진 운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본래 '이효봉' 역에 캐스팅됐던 오승윤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석이 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윤지온이 급하게 합류를 하게 됐다. 그렇게 '멜로가 체질'은 재촬영 과정을 거쳐 본래 처음 방송되려던 시점보다 2주 늦게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합류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드라마 속에서 그려진 효봉의 모습은 그야말로 윤지온과 찰떡이었다. 현장에 위화감 없이 녹아들어갔고 덕분에 극 속에서도 효봉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시선을 주목시켰다. 성소수자를 연기함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질 법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특별함 없이 성소수자를 그려내려 한 시선 역시, 편견에 갇혀있지 않은 그의 열린 사고를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최근 '멜로가 체질' 종영 후 4일 뉴스1과 만난 윤지온은 아직도 효봉의 이야기를 할 때면 가슴이 찡해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만큼 캐릭터에 남다른 공감과 이해를 가지고 접근한다는 뜻이었다. 스스로에게 당당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어떤 순간에도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 나오고 주변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을 법 하다.


▶전혀 못 느꼈다. 아무도 못알아본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거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병헌 감독 작품에는 처음 출연했다. 이병헌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는 제가 긴장을 많이 해서 좀 아쉬웠다. 감독님은 굉장히 섬세하시고 머릿속에 작품 자체가 다 들어가있는 상태였다. 저는 뒤늦게 들어갔고 그래서 더 현장에서 감독님의 말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어느정도 찍다 보니깐 캐릭터도 알겠고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조금 더 많은 것들을 시도했었다. 또 감독님이 섬세하고 머릿속 노선이 정확하신 것에 비해서 많이 열려 있으시다. 제가 한 게 좋으면 같이 좋아하시고 그랬다. 그리고 제가 감독님께 많이 질척였다. 하하. 말수가 없으시고 되게 조용하신데 툭툭 던지는 한 마디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 본인의 나이가 서른살이기도 하다.

▶'은주의 방'은 스물아홉살의 이야기였는데 제가 그 당시 스물아홉살이었고 '멜로가 체질'은 서른의 이야기인데 제가 지금 또 서른이다. 두 작품에서는 실제 제 나이보다 어린 나이로 나오는데 같이 같은 나이로써 어울리고 싶었다. 근데 그러지 못함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본인에게 '서른'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나이 같나.

▶서른은 저를 되게 돌아보게 만드는 나이다. 하지만 극 중에서 저는 그 나이가 아닌 다른 나이로 보고 있으니 (서른의) 나는 정말 그런가. 서른의 생활을 보면서 '나는 그런가'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극 중의 서른은 실제의 서른과 다르다고 느꼈다. 일단 서른의 나이에 그렇게 대박을 터뜨린 은정을 보면 되게 판타지다. 으리으리한 집에서 원래는 동생과 둘만 살았다는 것도 그렇고 좀 현실과 먼 이야기다. 결정적인 건 저에게는 그런 친구들이 없다는 거다. 모든 것을 다 공유하는 친구. 저도 만나서 고민 얘기하는 친한 친구는 있는데 내가 그렇게 아플 때 끝까지 함께할 친구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세 캐릭터는 서로에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 않나.

-본인에게 '멜로가 체질'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제게는 여행 같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플랜을 짜면서 즐거워하고 여행을 가서는 새로운 환경에서 얻는 것에 행복하고 여행이 끝나고는 그립지 않나. 제게는 그런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떤 장르에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스릴러에서 악역을 해보고 싶다. 악하지 않은 얼굴에서 나오는 악이 있다. 독립영화에서는 그런 쪽을 많이 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특정 짓는다면 옆에서 한참 도와주다가 마지막에서 뒷통수치는 그런 악역을 해보고 싶다.

-처음엔 어떻게 해서 배우라는 꿈을 키우게 됐는지도 궁금하다.

▶원래는 중학교 때 기타를 배웠다. 음악을 하려고 하다가 어느 순간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고 깨닫고나니깐 공허해지더라. 어쨌든 오래 앉아서 뭔가를 하는 건 제 적성이 아닌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입시 준비를 하게 되고 운이 좋게 제 나이에 재수없이 대학교도 가고 하고 있다보니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꼭 뭘 할거야'보다 그냥 하고 있다보니깐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대신 열심히는 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싶어서 발음연습이라던가 발성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지금도 많이 쓰고 있고 그래서 간혹 어떤 현장에 가면 발음에 너무 신경을 쓰니깐 인위적으로 들릴 때가 있나보다. '조금 발음을 대충할 수 없을까'라는 코멘트를 듣기도 했다. 배우라는 사람은 배우라는 직업은 전달을 하는 사람이니깐 감정이 됐든 정보가 됐든 항상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있을 것 같다.

▶저는 저 스스로를 어디가서 배우라고 소개한 적이 없다. 공식적인 자리에 가서도 '안녕하세요. 배우 누구입니다'라고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넣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항상 '안녕하세요. 윤지온입니다'라고 소개해왔다. 저 스스로 당당해지고 떳떳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다보면 제 입에서 저 스스로 '배우 윤지온입니다'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저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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