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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회사채 시장… 우량채 투자심리 더 강해졌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4 18:01

수정 2019.10.04 18:41

이달 회사채 발행·예정 기업 22곳
AA급 이상 12곳, 나머지도 A급
BBB급 이하는 없어 양극화 심화
신용도 낮은 기업은 CP로 눈돌려
불확실성 커진 회사채 시장… 우량채 투자심리 더 강해졌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지속,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량채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반면 절대금리가 낮아진 BBB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인기는 현격히 시들해졌다.

■우량채에 기관 '뭉칫돈'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공모 회사채 발행 예정 명단에 올라온 22개 기업 가운데 12곳이 더블A(AA)급 이상의 신용도였다. 나머지 10곳은 모두 싱글A(A)급이었고, BBB급 이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안전자산 선호도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0.4% 감소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BBB급에 대한 매력도는 예전과 같지 않다. 자금이 우량채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A+등급을 보유한 포스코는 오는 16일 5000억원 목표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오는 7일 진행할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최대 1조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다. 만기도 3·5·10년물로 늘려잡았다.

AAA등급으로 초우량등급인 KT도 오는 11일 당초 채권 목표치(3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6000억원어치를 찍는다. 앞서 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4200억원에 달하는 기관들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이 외에 현대오일뱅크, GS파워, 한국금융지주, 한화토탈, 롯데렌탈 등 AA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수요예측 여부에 따라 최대 목표치의 2배만큼 증액 가능성도 열어놨다.

■절대금리 낮아진 채권시장

반대로 BBB급 이하의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사모채와 사모적 성격이 강한 기업어음(CP) 시장으로 숨었다. BBB급인 대한항공, 삼성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동국제강 등은 사모채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달 2년물 CP 1000억원어치를 찍기도 했다. 통상 CP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이지만 최근 공모채 시장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장기 CP를 활용하는 분위기다. 이 외에도 비우량채인 이랜드월드, 두산중공업, 에스케이텔레시스 등도 CP 발행으로 자금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우량채 선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투자자에게 AA등급 중심의 투자를 제언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절대금리 매력 약화와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로 일반 크레디트 채권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고금리 AA등급 중심으로 선별투자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채권가격 강세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채권금리가 선반영하며 강세(채권금리 상승)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연초 1.8% 수준이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현재 1.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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